도시를 아름답게 만드는 일은 행정기관이나 전문가들의 몫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도시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일이다. 시민들 모두가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고, 또 만들어가는 주체이자 주인이다. 행정기관이나 전문가 주도에 의한 도시만들기는 가장 초기단계에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일 뿐 결국은 그 곳에서 생활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의해 유지되는 지속 가능한 도시운영체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 일은 법이나 제도, 계획과 함께 시민들의 자율적인 참여에 의해 참다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나의 도시가 아름답고 살기 좋게 되기 위해서는 그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주변의 이웃이나 자연을 생각하는 공공의 마음이 있어야만 그 목표는 지속 가능해 질 수 있다. 법이나 제도가 아무리 잘 마련되어 있다 하더라도 시민들의 이해와 참여가 없다면 그 역할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걷고 싶은 거리, 디자인 거리 조성사업, 옥외광고물 개선사업 등과 같이 각종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된 공간이라도 시민들의 의식이 없다면 그 거리는 오래가지 못하고 또 다시 쓰레기와 무질서한 공간으로 전락될 수밖에 없다. 훌륭한 도시계획가, 건축가, 디자이너, 조경가에 의해 디자인된 도시도 그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주인의식과 노력이 없다면 결코 아름다운 도시가 만들어질 수도, 유지될 수도 없다.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 공공디자인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착하기 보다는 그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접근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도시는 공공디자인 환경이 잘 구축된 도시이다. 이러한 도시는 바로 더불어 사는 도시가 아닐까 생각된다. 남을 생각한다는 것은 여유가 있어서만은 아니다. 자신의 편의를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공동의 편의를 우선으로 하고, 자신이 느끼는 기쁨을 담아두기 보다는 남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마음은 여유로움이라기보다는 더불어 사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채민규 경기도디자인총괄추진단 디자인특별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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