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청소와 ‘디케의 눈’

새마을운동은 ‘마을가꾸기사업’으로부터 시작됐다. 새마을의 ‘새’는 일신 일신 우일신(日新 日新 又日新) 즉 끊임없이 새롭게 하기이며, ‘마을’은 사람이 모여 사는 사랑의 ‘공동체’인 바, 바로 새마을운동은 ‘마을을 끊임없이 새롭게 가꾸는 것’을 의미한다.

 

새마을청소는 새마을운동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업이다. 새마을청소가 주는 의미는 먼저 이른 아침 일어나 이웃과 함께 내 집 앞은 내가 빗자루 들고 쓸면서 하루를 시작하며 인사를 나누는 공동체 의식이다.

 

또한 새마을청소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한 근면정신, 내 집 앞은 내가 쓸어내는 자조정신, 이웃과 더불어 내 마을을 함께 청소하는 협동정신이라는 3대 새마을정신을 함의(含意)하고 있다.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폐쇄형 아파트주거행태를 열린 형태로 변화시키는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새마을운동 초창기부터 매월 1일과 15일을 새마을대청소의 날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남녀노소의 많은 참여를 계도해 왔다. 지금은 세태가 많이 바뀌면서 지역에 따라 새마을청소 전통이 점차 퇴색되고 있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가끔 출근길에 우연히 마주치는 어느 금융회사 직원들의 아침 모습을 만난다. 이른 시간에 출근하여 사무실 주변 화단 잡초정리를 하고 골목을 청소하는 모습들이 인상 깊다. 도둑질하러 왔다가 현관에 가지런히 정돈된 신발들 모습을 보고 이 집 사람들은 만만한 사람들이 아닐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고 도망쳐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함께 모여 청소를 생활화하는 저 금융기관에 돈 맡기면 적어도 떼일 염려는 없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새마을에서는 독버섯처럼 기생하는 이 사회의 못쓸 악들을 새마을청소를 하듯 깨끗이 없애어 공정한 사회, 행복한 공동체 건설에 기여코자 스마트코리아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법원청사 등에 디케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눈을 가린 채 검과 저울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을 의미한다. 공정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새마을청소의 빗자루가 ‘디케의 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 상 선 경기도새마을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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