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는 문장을 중간에 끊지 않고 읽으면 아버지가 가방에 들어가신다는 뜻으로 들리게 됩니다. 사람이 하는 말은 분명하고 명확해야만 올바로 전달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말 하나에서부터 분쟁이 시작됩니다. 그만큼 의사전달이 중요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도로에서도 올바른 의사전달이 사고예방은 물론 밝은 도로를 만드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무엇보다 방향전환 의사표시는 적절하고 충분히 해야 합니다. 특히 방향지시등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한 등화장치입니다.
예를 들면 골목이 여러 개 인접해 있을 때 우회전 신호를 너무 빨리 넣으면 오히려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습니다. 반대로 난폭운전자들이 흔히 하는 것처럼 갑자기 방향지시등을 켜면서 끼어드는 것도 위험할 뿐만 아니라 뒤차 운전자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합니다. 또 우회전 방향지시등은 내가 우측에 정지하겠다는 의미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우측에 길이 있고 그 길을 지나쳐 가서 정지하고자 할 때에는 더욱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그 쪽에서 나오려고 기다리는 운전자가 당신이 우회전하려는 줄로 착각하고 나오다가 충돌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교차점을 지나칠 때까지 우회전 신호를 넣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하고, 교차점을 지나 또 다른 교차점 부근에 정차할 경우, 우회전을 하려는 것인지 정차를 하려는 것인지 알기 어려울 때는 비상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방향전환이나 진로변경시에는 적어도 30미터(고속도로에서는 100미터) 전방에서 3초 이상 방향지시등을 켜고 안전할 때 진입해야 한다는 사실은 운전자의 기본상식입니다.
교통체증이 심한 요즘,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해 옆 차로에 틈만 보이면 갑자기 끼어드는 차를 수없이 보게 됩니다. 그것도 핸들부터 돌려 놓고 방향지시등은 나중에 켜고 들어가면서 ‘나 들어 왔으니까 너 알아서 하라’는 식의 운전기본예절을 무시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이로 인해 차량이 뒤엉켜 오히려 교통체증을 부채질하거나 때로는 다른 차량과 충돌하는 등 교통사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방향지시등을 사전에 충분히 조작해 주는 행위는 운전자가 지켜야할 기본 예절임과 동시에 운전자 상호간에 주고받는 의사전달 방법입니다. 운전 중 명확한 의사전달로 안전한 운전, 그리고 기분 좋은 운전 하시기 바랍니다.
김진형 도로교통공단 경기도지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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