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텃밭 둔갑, 철조망 싸여 출입 못해… 市 “쉼터 아닌 녹화 기능”
신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자 만든 소공원(일명 쌈지 공원)이 엉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지가 주차장으로 둔갑했는가 하면, 텃밭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고 심지어 주민 쉼터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아예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성남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3일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에 있는 17곳(태평 쌈지공원은 발견 못해 제외)의 소공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으나 무려 11곳이 다른 용도로 이용되고 있었다.
유형별로 보면 주택으로 둘러싸여 져 있거나, 접근이 어려운 곳이 3곳, 인위적으로 철조망으로 출입 통제됐는 곳 3곳, 그리고 관리 소홀과 주변 민원 덕분에 텃밭이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 5곳 등이었다.
수정구 태평1동 숯골정 공원의 경우 공원 내에 정자가 있어 쉴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으나 앞뒤로 철조망이 출입을 막고 있다.
또 태평3동 호주머니공원은 통나무화단과 배드민턴장이 만들어져 있으나 사면이 주택으로 둘러싸여 있어 찾기가 어려워 인적이 끊기자 주민이 옥수수밭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정구, 중원구의 부족한 녹지공간과 시민의 쉴 공간 마련이라는 차원에서 소공원 조성은 긍정적이지만 단순히 숫자만 늘려 성과를 과대포장하는 식의 소공원 정책은 제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남환경운동연합 김현정 간사는 “시 담당 부서에서조차 공원의 정확한 위치(주소)도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공원의 시설물 현황이나 사용 실태에 대한 자료가 실제 현장과 다르다”면서 “수정· 중원구에 있는 72개 소공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하여 발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성남시 녹지과 관계자는 “활동성 있는 쉼터공간이 아니고 도심의 녹화기능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탈선이나 음주장소로 이용되는 공원에 대해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철조망을 치거나 출입금지 장치를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소공원은 성남시가 지난 1988년부터 2004년까지 성남 구시가지의 시유지를 무단 점유한 건물을 철거하고 공공근로사업으로 여기에 공원을 조성한 자투리땅이다.
성남=문민석 기자 sugm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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