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성공적인 도시를 창조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매력적인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아마도 스페인 빌바오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도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스페인 북부 바스크지방 비스카야의 주도(主都) 빌바오는 미술관 신화를 만든 도시다. 이 작은 도시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1997년 개관이래 지금까지 1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간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때문이다. 이 미술관 하나만으로 인구 40만의 작은 도시가 뉴욕이나 파리 못지않은 브랜드 파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프랑크 게리가 설계한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각도와 색채에 따라 배나 꽃잎 등을 연상시킨다. 건물의 곡선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내부는 거대한 석고 작품처럼 보인다. 이러한 곡선과 입체감을 만들기 위해 설계에는 비행기나 선박과 같은 대규모의 제품디자인에 사용되던 디지털 제조프로그램이 사용되었고, 외벽재료로는 이제껏 건축에 한번도 쓰이지 않았던 티타늄이 사용됐다.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어떤 건축물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곡선미로 세계를 열광시켰고 쇠락하던 소규모 지방 도시 빌바오를 단숨에 국제적인 문화 도시로 만들었다.
대한민국도 도시의 특성을 살린 특화된 건축 디자인 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을 계획하고 추진함에 있어 기존의 국내 유명도시들이 추구하는 도시의 파워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집중이나 단지 스토리있는 랜드마크 구축의 정도를 벗어나 스페인의 빌바오나 유럽의 여러 유명한 작은 도시들처럼 세계적인 건축물을 통한 건축문화를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아직 세계적인 건축물이 부재하다. 세계적인 건축가의 세계적인 건축물은 한국의 건축문화를 바꿀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와 도시 이미지를 선도하고 관광·문화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스페인의 빌바오처럼 단 하나의 세계적인 건축물은 도시의 운명조차도 바꿀 수 있다.
의왕시는 현재 추진 중인 백운지식문화밸리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건축문화를 선도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의왕도시공사는 수도권의 자그마한 도시 의왕시에 들어서게 될 백운지식문화밸리에 대한민국의 도시 브랜드 파워를 이끌어갈 세계적인 건축물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용락 의왕도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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