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점검으로 폐쇄 위기 이천 장애인단체 등 모금 26일만에 ‘정상 가동’
“그동안 작업장에도 못 나가고 온종일 집에만 있어서 힘들었는데 다시 일하게 돼 너무 좋아요”
이천시의 과잉 지도점검 논란 속에 지난 1일부터 사실상 문을 닫았던 이천시 장애인재활작업장의 어려운 사연이 본보에 보도(8일자 1면)된 지 18일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이천시장애인재활작업장 장애인보호자회는 28일 작업장 폐쇄를 막기 위해 대책위를 구성해 모금한 운영자금으로 쓰레기 종량제 봉투 원료 120t을 구입해 26일부터 전 직원이 출근한 가운데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천시 장애인재활작업장은 이천시의 지도점검이 검찰 수사로 이어지면서 지난 달 말부터 운영이 사실상 중단됐었다. 이 때문에 이 곳에서 일하는 장애인 50여명은 출근도 제대로 못했으며, 주문받은 종량제 봉투도 납품기한을 못지켜 거래처가 끊겼다.
이에 작업장 장애인보호자회와 ㈔두레울장애인복지연합회, 재활작업장 임직원, 이천시 장애인복지관 등 관계자 40여명은 ‘문 닫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며 지난 20일 비상대책위를 구성, 모금활동을 벌여왔다.
대책위원들은 신용대출과 보험약관대출, 적금 해약금 등을 모아 총 2억8천만원을 모금했다. 모금된 돈에는 장애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적금 해약금 수십만원과 수천만원에 달하는 시설관계자의 노후 생활자금까지 포함됐다.
안중기 장애인보호자회 회장은 “장애인을 둔 부모 마음은 누구도 모른다”며 “작업장을 통해 재활훈련을 받고 사회 구성원으로써 한 몫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러움을 지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도점검의 옳고 그름을 떠나 장애인들이 일터를 잃어서는 안된다”며 이번 재활작업장 사태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한편 이천시는 지난달 8일부터 25일까지 18일간 이천시 장애인재활근로작업장에 대해 지도점검을 실시했으며, 이후 검찰 조사로 장애인들이 휴직되는 사태가 빚어지면서 ‘과잉 점검’ 논란을 일으켰다.
이천=이백상기자 bs2000@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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