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아침에 부부싸움을 한 운전자는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정서적으로 불안전 할 때는 판단력이 흐려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졌을 때는 난폭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침 출근길에 집에서는 상쾌한 기분으로 나갔다 하더라도 복잡한 도로에 나가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뒤에서 경음기와 상향등을 켜 가면서 과속 등 법규위반을 강요하는 경우나 방향 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마구 끼어드는 차가 있을 때는 화가 나기도 하고,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거기에다 앞차가 갑자기 급정거하거나 급차로변경을 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른바 강아지 족보가 입에서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바로 교통사고의 원인이 됩니다. 현대의 모든 병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레스가 바로 교통사고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차가 신경질적으로 달리면 사고와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다른 운전자들의 그릇된 운전태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운전자들이 보복을 가하듯 또 다른 운전자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는 운전을 하게 된다는데 문제는 더 커지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난폭운전이나 법규위반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다른 운전자들의 사소한 실수에는 화를 내는 운전자가 많은데, 이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피해가 다시 자기에게로 돌아오게 됩니다.
대책은 스스로 스트레스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길밖에는 없습니다. 여유 있는 마음과 양보는 운전자에게 가장 중요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운전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목적지까지 간다면 더없이 좋겠지요. 저 같은 경우에는 퇴근길에 교통방송을 청취하면서 교통정보도 얻고, 기분 좋은 음악으로 아주 편안하게 귀가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면 시간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10분만 일찍 나와도 예기치 않은 도로정체나 돌발적인 사고에 어느 정도는 대응할 수 있다고 봅니다. 10분의 여유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안전운전을 보장해 주는 것입니다. 조금 늦게 출발했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늦지 않으려고 눈치를 봐가며 끼어들기를 해야 하고 앞차가 조금만 게으름을 부려도 화가 날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하고 마음의 여유는 바로 시간적인 여유에서 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김진형 도로교통공단 경기도지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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