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딸

 

           - 경 규 희

열 번 보름달 품어

 

만삭이 된 산방에서

 

문고리에 매달려서

 

안간힘을 다 바친다

 

비로소 하늘 문 열며

 

웃음 터진 꽃망울.

 

 

빛 부셔 눈 못 뜬 채 삼 가르고 나뉜 살점

 

끈끈한 핏줄 엉겨

 

하나로 뭉치면서

 

千里香

 

모유 빛 아침

 

햇덩이를 키운다.

 

 

어머니 저고리 고름

 

적시며 키운 딸이

 

자라서 딸을 낳고 그 딸이 또 딸을 낳네

 

딸들은 엄마가 되어 꽃밭 세상 가꾼다.

 

 

경기 여주 출생.

 

<현대 시조> 로 등단.

 

제6회 순수문학상 본상.

 

제15회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수상.

 

시집 <낮은 음자리> , <숲속의 소리꾼> , <사랑수첩> , <눈꽃미사포> <시조전집 말씀의 향기> <햇살로 찍은 낙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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