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육의 필요성

요즘 대부분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꿈이 없는 것 같다. 중학생정도 되면 추상적인 목표에서 벗어나 보다 구체적인 꿈을 가지고 있을 법도 한데, ‘장래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개 ‘아직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는 대답을 한다.

 

설상가상으로 학생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우리말 어휘 실력이 부족해서 의사소통이 어려울 때가 있다. 특히 한자어 실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품성, 최빈국, 부등식, 제어, 동력 등의 낱말 의미를 잘 몰라서 힘들어 한다.

 

학습 도구인 우리말 어휘 실력이 모자라다보니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자연히 학습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여 학습 결손이 누적되고 학습 의욕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아이들이 꿈이 없고 어휘력이 부족한 것은 독서력이 부족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 하다보면 교양을 넓히고 심성을 도야할 수 있다. 또, 위인전을 읽으면서 동경의 대상을 찾아 그러한 사람이 되려고 한다. 퀴리부인 이나 장영실의 전기를 읽고 과학자가 되고 싶어 하고, 링컨이나 세종대왕의 전기를 읽고는 정치 지도자의 꿈을 꾸고, 을지문덕이나 맥아더 장군의 전기를 읽고서는 나라를 지키는 위대한 군인에 목표를 두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책읽기를 즐겨하지 않는다. 컴퓨터 게임이나 영화 등 즐길 것이 많아서인지 재미 위주의 만화나 판타지 소설이 아니면 독서 대상에서 소외되기 일쑤이다. 도서관으로 학생들을 이끌다보면 90% 이상이 이런 모습이니 답답한 심정이다.

 

언어활동에는 4가지 영역이 있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의 4가지 기능(skill)이다. 과거에는 4개의 기능을 독립적으로 간주하여 따로따로 교육 활동을 하였으나, 현재는 4개의 영역은 상호 유기적인 관계가 있어 통합적으로 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 언어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4가지 영역가운데 중심이 되는 읽기교육인 독서 활동이 잘 이루어져야한다. 모든 교육 활동의 선수 학습은 독서 활동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독서를 통해 정보를 얻고 교양을 넓히며 배경 지식을 축적하여 말하기와 쓰기 등 표현 활동을 신장할 수 있다.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측정하기 위하여 대학입시나 기업체의 전형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투명성과 간편성을 추구하다보니 초·중등학교에서는 여전히 단순 지식을 측정하고 기르는 교육 활동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 정책도 가시적으로 성과가 즉시 나타나는 ‘빠른 학습’만을 더욱 강조하다보니, 독서 활동과 같이 그 효과가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서서히 나타나는 ‘느린 학습’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학교 예산의 일정부분을 의무적으로 도서 구입에 투입하고 있지만 독서 활동을 할 수 있는 인력과 시간이 부족하여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독서 공간이 부족하고 사서 교사가 배치되어 있는 학교도 거의 없다. 정규 교과 시간에는 독서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 자율 활동과 같은 재량 활동 시간이나 가정 학습 활동에 의존 할 수밖에 없지만, 여전히 우선순위가 내신 성적이나 수능을 대비하는 교과중심의 점수 따기 위주의 교육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독서는 성공을 위한 도구이며 인생을 보다 풍부하게 살기위하여 필요한 장기적인 투자이다.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이 독서광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어령 교수, 연기자 배용준, 안철수 교수 , 빌게이츠 회장,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와 같은 사람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독서 교육은 어린 시절부터 이뤄져야한다. 특히 2학기말 고사를 끝내고 중학교생활을 마무리하고 있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독서를 권하고 싶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지금은 미래를 대비하여 교양을 쌓고 배경지식을 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할 일없이 길거리를 방황하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학교도서실에 있는 책을 읽으며 중학교시절의 내실을 기해보면 어떨까.

 

김정렬 인천 남부중학교장협의회장 용유중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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