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道지정 문화재 ‘서계 박세당선생’ 사랑채 관리사에 불

선생 연구논문·족보 등 1천여점 소실

市선 화재 숨기기에 급급 비난

 

경기도 지정문화재 제93호인 서계 박세당선생 사랑채의 문화재관리사에 불이 나 박세당선생 연구논문과 반남 박씨 족보 등 1천여점이 소실됐다.

 

이 문화재의 관리를 맡고 있는 의정부시는 몇차례의 옥외소화전 고장신고에도 불구,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다가 화재가 발생하자 사실을 숨기기에만 급급해 비난을 받고 있다.

 

13일 의정부시와 의정부소방서, 반남 박씨 종중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4시20분께 의정부시 장암동 서계 박세당선생 사랑채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 사랑채 옆 문화재관리사 80㎡가 전소됐다.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15대와 소방인력 41명을 출동시켜 30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이날 화재로 사랑채와 사당건물 일부가 불에 타 자칫 문화재 전체가 소실될 뻔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화재는 사랑채 주변에 설치된 옥외소화전이 작동하지 않아 관리인들이 초기진화에 실패하면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곳 관리인은 시에 옥외소화전 고장신고까지 했지만, 시는 설비업체에 관리를 떠넘긴 뒤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용우씨(60·박세당선생의 12대손)는 “화재 직루 옥외소화전으로 달려가 호스를 연결하고 급히 불을 끄려했지만, 소화전 작동이 안됐다”며 “시청이 고장신고를 외면해 피해를 키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관내 문화재가 16개나 존재해 관리가 사실상 어렵다”며 “경기도에 신속히 보고한 뒤 바로 보수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이상열기자 sy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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