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예산낭비 오해 ‘클로징 10’으로”

[기고]

지난해 10월 말 염태영 수원시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연말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보도블록 교체와 도로 공사를 대표적인 예산낭비로 지적하는 시민들의 비판이 있다”며 “11월 이후부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보도블록 교체 사례가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염 시장은 “시민의 입장에서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엎는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낭비성 예산집행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해당 부서에 주문했다.

 

염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매년 말 관행화 되었던 보도블록 교체와 잦은 도로굴착사업 등 하반기에 집중 추진하는 사업으로 인한 연말 이월액과 불용액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예산몰아쓰기 형태를 사전에 방지하고, 부실공사를 예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해석된다.

 

참여와 소통, 그리고 공감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주민들의 성숙한 민주의식도 높아졌다. 시민들은 개인의 손에서 손으로 이어진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다양한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중앙의 정치 이슈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내가 낸 세금은 내가 지킨다’는 예산감시 등 지역주민의 생활과 맞닿아 있는 지역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의 예산구조는 장기계속사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년 단위로 계획되어 있어 각종 공사의 경우 1~3월쯤 설계를 시작하여 5~6월쯤 발주가 되나, 이어 여름 장마철 및 휴가철이 시작되어서 공사추진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연말까지 공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연유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클로징 10(Closing by October)’을 도입하고 있다. 클로징 10은 ‘동절기 공사추방을 위해 10월말까지 모든 발주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것으로 미리 계획되어 있는 사업을 연말 겨울철 뒤늦게 공사해 시민들로부터 예산낭비라는 오해와 지적을 받아온 전례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클로징 10’의 기본원칙은 종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설정해 추진해 오던 공사추진기간 개념을 전년도 11월 1일부터 당해연도 10월 31일까지 설정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사업계획 수립, 행정절차이행, 설계 등은 전년도에 미리 완료하고, 공사발주는 1/4분기 중에 시행해 10월 말까지 모든 공사를 완공한다는 것이다.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예산낭비의 상징이 되어 버린 겨울철에 잦은 보도블록 교체사업과 반복적인 도로굴착 사례를 예방해 연말 예산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공사로 인한 주민편의를 도모하며, 성실시공 및 품질향상을 더욱 강화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가 목표를 크게 설정하고 달려가면 혹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더라고 근처에 있는 것처럼 매년 10월 안에 공사를 마무리 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면 그에 맞춰 설계에서 발주 공사까지 각 단계가 앞당겨짐은 물론 피치 못 할 사정으로 10월안에 공사를 마무리 못하더라도 연말까지 심지어 해를 넘어서까지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은 반드시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올해는 반드시 ‘클로징 10’을 준수하여 10월안에 모든 공사가 마무리 되도록 노력하여 시민들로부터 인정받는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 수원을 만들어 가자.

 

김 응 렬 수원시 감사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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