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2012년도 경기도 예산심의는 아이들 ‘무상급식’ 문제와 ‘찾아가는 도민 안방’, ‘민원전철365’사업이 언론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결국, 의회에서 일부 언론들의 ‘꼼수’라고 비아냥을 무릅쓰고 중학교 무상급식예산을 확보하고 찾아가는 도민 안방의 활동영역을 행정소외지역으로 제한하면서 민원전철365사업도 절반으로 축소하도록 예산으로 강제하였다.
경기도는 찾아가는 도민 안방과 민원전철365사업은 ‘제8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대통령상’과 ‘ISO 9001’ 인증까지 받은 사업이라고 자랑한다. 김문수 지사가 북한식 좌파논리라며 극력 반대하던 무상급식을 인정하는 정치적 신념마저 포기하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역점사업이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들은 의회에서 꼼수를 부려 지사의 역점사업을 발목 잡아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관철했다는 것이다. 일견 타당한 말이다. 하지만, 경기도의 주장대로 찾아가는 도민안방사업과 민원전철365사업이 진정 행정에 소외된 도민들을 찾아가서 행정서비스를 하고 있었는지 살펴보자.
먼저 찾아가는 도민 안방의 경우 2010년 8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총 24만3천328건의 민원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중 73%에 달하는 17만8천557건이 혈압체크 등 건강상담이다. 민원전철 365도 마찬가지이다.
2010년 1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총 3만9천530건의 상담서비스 중 55%에 달하는 2만1천740건이 건강상담이다. 상담 장소도 주로 대도시 전철역이나 백화점 앞이다. 행정소외지역이라고는 할 수 없는 곳이다.
민원전철365와 찾아가는 도민 안방사업의 문제점은 먼저 이들이 처리하는 대부분의 민원이 시·군의 고유 업무라는 것이다. 또 여기에 투입된 모든 공무원들이 기존 실국에서 차출된 인원이다. 따라서 이들의 업무 공백을 동료가 매워야 한다는 사실은 곧 경기도청의 인력이 남아돈다는 의미이거나, 아니면 동료의 업무 하중이 쌓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지난 겨울 구제역으로 우리 경기도가 극도의 재난을 당하고 있을 때에도 구제역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야 할 ‘찾아가는 도민안방’ 팀들은 구제역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대도시 전철역이나 백화점 앞에서 한가롭게 혈압체크나 해주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업들에 대통령상을 주고, ‘ISO 9001 인증’을 줄 수 있는 것인지.
하기야 경기도는 ISO 인증에 목을 매며 사기까지 당하는 곤욕을 치르며 이뤄낸 성과이니 자랑할만 하겠지만, 도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더는 도심 한가운데서 행정서비스가 과잉상태인 도민들의 혈압체크나 해주는 사업에 혈세와 경기도의 행정인력이 낭비돼서는 안된다.
김 주 삼 경기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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