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하구 겨울철새를 보호하라!

김포 야생동물 밀렵 극성

한강하구를 찾는 겨울철새들이 독극물로 해마다 수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재두루미 등 멸종위기종을 노리는 밀렵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30일 사단법인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하 야조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인천시 계산구 계산동 논에서 독극물에 중독된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재두루미 2마리가 발견됐다.

 

2마리 중 새끼는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으며, 어미는 독극물에 중독된 채로 숨진 새끼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야조회는 어미 재두루미를 동물병원으로 옮겨 치료 중이다.

 

야조회는 지난 17일에도 월곶면 보구곶리의 논에서 엽총에 맞은 흰꼬리수리(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한마리를 발견해 1시간여에 걸친 수술 끝에 살려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에는 한강 하구 하성면 후평리 논에서 독극물에 중독돼 숨진 독수리 주검 4구가 발견됐으며, 최근들어 최소 7마리 이상의 독수리가 밀렵꾼들에 의해 희생됐다.

 

밀렵행위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야조회 등 민간환경단체들이 감시망을 가동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단속 권한이 없는 탓에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밀렵 의심차량을 발견해도 검문이나 심문을 할 수 없고, 총기를 발견해도 회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밀렵꾼의 총기에 노출돼 위험한 일을 당하거나, 경찰이 올 때까지 밀렵꾼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지켜보는 것 뿐,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영문도 모르게 죽어가는 야생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yang21c@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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