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들 “맞아도 하소연 못해요”

학생 4명중 1명 폭력 경험… 47%는 도움 요청하지 않아

초등학교 4학년~6학년 학생 4명 중 1명이 학교폭력을 경험했지만 절반에 이르는 학생이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생들은 등·하굣길, 구석진 곳에서 폭력사고가 발생한다고 인식하는 반면 교사, 학부모는 교실, 운동장을 사고 발생장소로 인식하는 등 차이가 드러났다.

 

30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동부지역본부에 따르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 말까지 아동폭력예방교육을 실시한 5개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1천377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생의 25%가 초등학교 입학 후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나와 내 친구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나 기분 나쁜 말로 괴롭힘’, ‘때리거나 밀면서 나를 괴롭힘’, ‘욕을 하며 놀림’이 각각 20%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나의 몸에 대해 불쾌한 말이나 행동(성적 놀림)’을 당한 학생이 9%, ‘내 돈이나 물건을 빼앗으면서 괴롭힘’을 당한 학생도 5%나 됐다.

 

학교 폭력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가끔’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42%, ‘자주’가 18%, ‘항상’이 6% 순이었다. ‘전혀 없다’나 ‘거의 없다’고 대답한 학생은 34%에 불과했다.

 

반면 폭력을 당한 후 도움을 요청한 학생은 53%에 불과해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폭행을 당하고도 침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이유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가 28%,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가 19%,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가 16%, ‘보복 당할 것 같아서’가 11%,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가 7%, ‘야단맞을 것 같아서’가 4%였다.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장소에 대한 질문에는 19%가 등·하굣길이라고 응답했으며, 구석진 곳과 교실도 각각 19%, 18%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교사와 부모는 각각 27%, 31%가 교실을 학교 폭력 장소로 지목해 실제 피해 발생지와 차이를 보였다.

 

재단 관계자는 “학교 폭력으로 피해를 당했거나 목격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교육하고, 해당 학생들이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문민석기자 sugm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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