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산물로 일류 농업회사 이룬 양승기 웰팜넷 대표사원
어머니를 따라 읍내에 따라 나왔던 소년은 송창식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흘러 나오던 전파사 앞에서 발길을 멈추곤 했었다.
나도 저이처럼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가수의 꿈은 접어야 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그 소년은 노래 대신 맑은 햇살을 받고 자란 고사리와 더덕 등으로 시장 바구니를 들고 나온 주부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양승기 농업회사법인 웰팜넷㈜ 대표사원의 얘기다.
양 대표가 꾸리고 있는 웰팜넷은 어렸을 적 그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송창식의 노래보다 더 맑고 순결한 나물들을 ‘우리땅’이란 브랜드로 전국에 유통시키고 있다.
나물 종류만도 고사리와 더덕을 비롯해 도라지, 우엉, 연근, 취나물, 얼갈이, 시래기, 고추나물, 깻잎, 비름나물, 돌나물 등 다양하다.
웰팜넷은 양평에서도 오지인 지평면 수곡리에 위치하고 있다.
회사에는 사장실이 없다.
“저희 회사에는 중역실이 따로 없습니다. 사원 30명 모두가 대표이고 임원이고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처음 농업회사법인을 생각해낸 건 디지털계측기 제조회사에 다닐 때였다.
온라인시대이긴 하지만, 오프라인 코드로도 소비자들이 가슴을 설레이게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을듯 싶었다. 그리고 고향 산천에 지천으로 피어나던 나물들에 ‘필’이 꽂혔다. 그래서 지난 2004년 무공해 친환경나물을 공급받아 포장시켜 유통시켜 보자는 취지로 회사를 차렸다.
“처음에는 하남에서 시작했습니다. 물론 많이 힘들었죠.”
지난 2008년에는 아예 물 맑은 고장인 양평으로 공장을 옮겨 온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그때부터 대박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무농약에 무방부제, 무색소 등을 고수하며 인근 농가들과 산지직거래 계약을 맺고, 나물들을 공급받은 마케팅이 빛을 본 것이다.
이 결과 친환경농산물 인증서를 받고 전국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 공급하면서 지난해 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20% 이상 늘어난 8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가장 큰 자랑거리는 이직률이 제로라는 것.
“저를 포함해 모든 사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결한 대지를 보듬은 농민의 마음을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담아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미국 등 지구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수출할 수 있는 판로를 뚫기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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