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모들은 참으로 자녀교육에 열심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까지 한국부모의 자녀교육을 언급한 바 있으니 우리나라 부모의 자녀교육 열정은 가히 금메달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녀에 대한 넘치는 사랑표현이 오히려 아이의 버릇을 나쁘게 만들듯이, 자녀교육에 대한 지나친 열정이 아이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를 우리는 쉽게 접한다. 부모는 고생만 하고 남는 것은 별로 없는 어리석은 장사를 한 셈이다.
흔히 21세기를 고도정보사회, 첨단기술사회, 사이버 시대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은 감성도 발달해야 하지만 창의성도 뛰어나야 한다. 한 미국의 심리학자는 창의성이란 더 깊게 파헤치는 것,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것, 깊은 물 속에 잠기는 것, 고양이에게 말을 거는 것, 스스로 즐기는 것, 미래와 악수하는 것 등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바 있다. 창의성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21세기에 꼭 필요한 능력임에는 틀림없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교육에 대해 아는 것이 많으니 자녀의 창의성에도 많은 관심을 둔다. 하지만, 자신이 자녀의 창의성을 길러줄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없다.
그 이유는 부모 스스로 창의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성을 길러주고자 세워진 곳이다.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이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이러한 환경을 제대로 잘 활용하려면 이제 부모도 달라져야 한다.
21세기에 걸맞은 부모가 되어야 한다. 난 21세기 부모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로 여유로운 마음을 꼽고 싶다. 왜냐하면, 창의성은 머리를 쥐어짠다고 해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교육을 많이 받는다고 길러지는 것도 아니며, 상상의 자유가 마음껏 주어질 때 상상력이 살아나 창의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의 공간규모가 크다 보니 부모들은 박물관에 와서 자녀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이 많아 마음이 바쁘다.
그러나 박물관 전체를 두서없이 욕심내어 다니는 것보다는 관심이 있는 전시품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면서 이 전시에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증을 가지고 질문해보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것에 한참이고 머무르면서 기다려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미술작업을 할 때 부모의 실력을 발휘할 것이 아니라 재료를 가지고 무엇을 만들 것인지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생각을 열도록 도움을 주며, 잘 만들지 못하더라도 기다려줄 수 있는 21세기 부모, 그가 정말 멋진 부모이다.
이경희 경기도어린이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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