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학교

학교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야 한다. 배움의 즐거움과 또래들만의 공감대로 그들의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은 어떠한가. 작년 통계에 의하면 폭력을 경험한 학생 가운데 30%가 넘는 학생이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충격적인 결과에 가슴이 아프고, 홀로 남아 무서움에 떨었을 어린 아이들에게 죄스러움을 느낀다.

 

지난 6일 김황식 국무총리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와 치유, 가해 학생 처벌강화와 인성교육실천 등이다.

 

학교에 전문 상담교사를 늘리고 또래 상담 프로그램과 피해학생 심리상담 및 의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구체적인 대책들이 포함되었다. 학교폭력이 학교만의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고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 전체가 참여해 폭력을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학교폭력을 게임중독 때문이라 보고 게임업체를 압박한다. 게임중독자는 그야말로 게임밖에 모른다. 물론 일부 영향은 있겠으나 그것이 곧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학교폭력, 이것이 과연 정부의 이런저런 정책들로 근절될까 의문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답은 소통이다.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어른들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처음부터 나쁜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태어날 때부터 일진이 되는 아이는 없다. 아이들이 어쩌다 가해자가 되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피해자이며 가해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가해자인 아이들의 환경을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많이 있다. 이들에게 체벌과 처벌은 단기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다. 필요한 경우 의무적으로 학부모와 함께 상담과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이 가정과 연계한 학교 교육이다. 학생 개개인에게 갖는 특별한 관심과 대화가 곧 학교폭력을 근절시키는 첫걸음이다. 복수 담임제 역시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니 유치원에 입학함과 동시에 무한 경쟁에 돌입하게 되는 우리 사회의 교육환경이다. 어린 나이부터 경쟁과 서열이라는 정글 속에 내팽개쳐진 아이들의 정서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건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학교폭력은 사회가 낳은 부산물이다. 결국,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학교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될 때 행복한 학교가 만들어진다.

 

우리 아이들이 즐겁게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는 학교, 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 그것은 먼저 학교로부터 경쟁과 서열과 입시 지옥이라는 ‘괴물’을 쫓아내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김주삼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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