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하라! 청년이여

2월은 바야흐로 졸업시즌이다.

 

그러나 오늘의 졸업식 풍경을 보면, 우리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접하게 된다. 우리의 청년 시절 졸업식이란 비로소 성년이 된다는 설렘이 있었다.

 

그 성년이 된다는 것은 물리적인 나이듦에 기인하기보다는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반면, 오늘날 졸업식에서 만나는 청년의 얼굴에는 ‘근심’과 ‘초조함’이 있다.

 

졸업식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도 상당수라고 한다. 이러한 졸업식 풍경의 변화 이면에는 ‘청년실업’이라는 가슴 아픈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현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1월부터 10월까지 집계된 청년실업자는 32만4천명(7.7%)이지만, 구직단념자 등 사실상 실업 상태에 놓인 청년까지 포함하는 ‘사실상 실업자’는 110만1천명(22.1%)에 이른다.

 

최근에 이들을 가리켜 ‘88만원 세대’,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 등의 단어를 통해 그 암울함을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얼마 전 한 취업 포털사이트에서 신입구직자 492명을 대상으로 취업함에 있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조건에 대한 ‘취업마지노선’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답변으로는 ‘정규직 여부(64.8%)’가 가장 많았고, 다음이 ‘연봉(44.7%)’, ‘직종 (44.3%)’, ‘기업소재지(24.2%)’, ‘기업규모(14.6%)’의 순이었다.

 

이 ‘취업 마지노선’의 답변을 살펴보면서 청년들의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취업의 질이 양극화되어 가는 현상을 지켜본 청년들은 청춘의 특권인 ‘모험’과 ‘도전’을 선택하기보단,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게 된 것이리라.

 

따라서 지금의 청년실업 문제 해소 방안을 논의할 때, 이러한 ‘취업 질의 양극화’ 현상에 대한 심각한 고려가 필요하다.

 

필자는 이러한 양극화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우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의 양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양성을 통하여 구인 스펙트럼을 넓히게 되면 다양한 계층이 고용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게 되고 이는 지금의 스펙 쌓기에 소진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게 된다.

 

또한,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중소기업의 근무조건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데, 이 덕분에 앞서 말한 ‘취업의 질 양극화’ 현상 또한 해소될 수 있다.

 

유난히 춥고 긴 겨울을 보내고 있는 2012년 2월, 졸업을 하는 모든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러분의 청춘(靑春)은 그 자체가 눈부시다”고, 서점에서 본 어느 책의 제목을 빌려 “명랑하라! 청년이여”라고.

 

이종광 인천경영자총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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