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통한 아이들의 정서교육

최근의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고, PC나 스마트폰 게임 등 혼자 노는 것에 몰두하면서 주변과 교감하는 방법을 잊어 버렸다.

 

가족 간의 대화가 부족해지면서 자연스레 또래와 소통하는 법도 잊어버린 아이들은 결국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감정에만 집중해 남의 고통을 못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감성을 기르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경을 심어주기 위한 정서교육이 시급하다. 편지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어릴 적 편지를 써본 경험을 떠올려 보라. 편지를 쓸 때는 몇 번이고 머릿속으로 할 말을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한자 한자 적어 내려간다.

 

때론 감정에 치우친 격한 글을 적어 내려가다가도 어느새 마음을 추스르고 써내려간 글을 보며 스스로 반성해 새로운 종이를 펼치기 일쑤다. 이처럼 편지는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편지를 쓸 때는 항상 받는 사람을 머릿속에 그리며 그 사람의 입장에서 글을 쓰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이해를 좀 더 깊이 할 수 있게 해준다.

 

거기다 문자나 이메일과는 달리 쓰는 사람의 정성이 담겨있어 받는 사람도 단순히 글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낸 사람의 마음을 보게 된다.

또 다른 편지의 장점은 평소 쉽게 하지 못했던 감정의 표현을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감사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이 넘쳐나는 세상에 폭력이 발붙일 자리는 없다.

 

최근 일련의 학교폭력사건에 대해 정부와 학교, 지역사회 등에서 법적, 제도적으로 다양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한 노력들이 지금의 사태를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아이들의 정서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서 인성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경인지방우정청은 지난해 한국편지쓰기가족과 함께 경인 지역 30여개 초등학교에서 편지쓰기강좌를 열어 아이들에게 편지문화를 보급해 왔다. 지난해에는 아버지를 주제로 편지쓰기 대회를 열어 학생과 일반인들의 편지쓰기를 장려하고, 각급 초등학교의 우취반을 지원하는 등 잊혀져가는 편지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내 아이들의 정서교육을 위해 편지쓰기를 생활화 하도록 가르쳐 보자. 예쁜 편지지와 우표 한 장이면 충분하니 큰돈도 들지 않는다. 작게는 아이의 감성과 논리적인 사고를 기르는 것에서부터 크게는 우리사회를 바꿀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작지만 강한 교육이 될 것이다.

 

김기덕 경인지방우정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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