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책선거의 중심에 우리가 있어야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임금은 변화가 없으니 살기 어렵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청년들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모험을 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는 것에 몰두하고 있으며, 결혼 적령기인 사람들은 집 구하기 어려워서 결혼을 포기하기도 한다. 또한, 어렵게 가정을 꾸린 이들도 육아, 사교육의 벽에 부딪혀 허리가 굽어가고 있으니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라는 말이 절로 공감이 가는 현실이다.

 

이런 어려운 현실에서 선거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볼 좋은 기회이다. 후보자들은 이때다 싶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달콤한 말을 던진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 문화시설을 확충하겠다, 교육비를 지원해주겠다….

 

솔깃하지 아니할 수 없다. 우리의 이 힘든 현실을 알아주고 해결해 준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러나 선거 전에는 자신들의 불평, 불만을 해결해 줄 정책과 비전을 제시한 후보자들을 지지하던 깐깐한 유권자들이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실제 투표할 때에는 정책 및 공약보다는 인물, 능력, 정당 중심으로 많이 기울게 된다.

 

유권자들에게 선거 때마다 달라지는 선거환경은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그동안 쌓였던 정치적 불신과 실망감 때문에 누구를 선택한다 해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식이 팽배해져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니 왜 정책 및 공약을 따져 보지 않느냐고 유권자들을 탓할 일은 아니다.

 

선관위는 지난 5·31 지방선거를 통해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도입·추진했고 정당의 정책공약집 발간 유도, 공약 인터넷 게시 등 유권자들에게 정책·공약 정보 제공으로 정책선거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더 나아가 오는 4월11일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정책·공약 바로 알기 주간을 지정해 정책선거 중심의 투표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그러나 정책선거가 빛을 발하려면 후보자, 유권자, 선관위, 언론 등 모두가 정책선거의 중요성을 깨닫고 힘을 모아야 한다.

 

후보자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차별화된 실천 가능한 참된 정책·공약 중심으로 포지티브 선거운동을 전개하여 유권자들의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며, 언론과 시민단체 등은 흥미 위주의 경마식 보도가 아닌 정책비교와 검증 중심의 보도로 정책공약의 홍수 속에서 유권자들의 판단에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여야 한다.

 

최종 선택권을 가진 유권자들은 정책·공약 정보에 관심을 두는 것에서 나아가 SNS 등을 통하여 후보자들의 정책 개발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정책 중심의 투표를 하는 성숙한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

 

정책선거를 지향하는 현재의 흐름을 지속시키고 제대로 정착시키려면 각 당사자가 자신의 역할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금까지의 노력보다 더 많은 힘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범국민적인 정책선거 참여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정책·공약이 득표로 연결되는 선거환경은 구현될 것이며, 우리의 선거문화, 정치문화는 한 단계 진보하여 우리의 생활문화로까지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여기저기 걸려 있는 현수막 속 자신감 넘치는 후보자들의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배우자를 선택하듯, 우리 집을 선택하듯, 꼼꼼히 내실을 따져보고 똑똑한 선택을 하여 우리 모두가 바라는 아름다운 결과를 낳기를 기대해 본다.

 

정가은 수원시 장안구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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