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나눔실천’은 책임이자 최소한의 역할

가난하고 굶주리는 나라를 말할 때 많은 사람이 아프리카를 떠올린다. 하지만, 가난과 굶주림은 비단 아프리카뿐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고루 퍼져 있으며, 우리가 속한 아시아 대륙에 가장 많은 빈곤인구가 살고 있다. 빈곤은 전 세계가 함께 주목하고 함께 풀어야 할 과제이며 가난하게 사는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빈곤으로 인한 빈부의 격차는 지구촌이 세계화를 통해 발전하면 할수록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약 200년 전만 해도 서유럽의 평균소득이 오늘날 아프리카 국가 평균소득의 90%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대토지를 소유한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이 ‘부’를 누렸고 나머지 대부분은 똑같이 ‘절대빈곤’ 속에 있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빈곤’, 그리고 그에 따른 부국과 빈국의 격차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발전에 따른 새로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을 기점으로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이다. 1990년, 월드비전 한국 역시 지원받던 해외원조를 중단하고 1991년부터 우리나라 국민의 기부에 힘입어 국내 및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40여 곳의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빈곤의 역사를 이해하고 발전한 국가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기부행위를 함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기부행위가 단지 ‘빈곤의 현상’만 보고 연민을 느끼는 것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부는 세계화 속 발전한 나라에 사는 국민이 해야 할 당연한 책임이자 최소한의 역할임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부의식은 어릴 때부터 체득하는 것이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데에 중요하다. 특히 교육기관, 즉 학교에서의 나눔활동은 세계화와 빈곤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며 실천할 수 있는 교육적 활동으로 전개되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경기일보, 경기도교육청, 월드비전은 ‘평화와 나눔을 실천하는 세계시민육성’이라는 타이틀로 MOU를 체결하고 경기도 관내 초·중·고등학교에서 교육활동과 나눔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많은 학교가 월드비전과 함께 교육을 진행하고 진정한 나눔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발전한 국가 속에 사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빈곤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있다. 올바른 기부의식은 곧 진정성 있는 기부행위로 이어지고 이는 기부문화의 질적 발전을 가져오게 되리라고 기대한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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