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은 힘들고 치열한 역사를 살아왔습니다. 역사가 그랬고 우리 자신이 그랬습니다. 우리가 우리 문화에 대해 돌볼 겨를이 없었다고 해야 옳을 겁니다. 그런데 삶이 예전보다 많이 윤택해진 지금도 그 관심도는 많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우리의 것이니 우리가 굳이 알리지 않아도 우리의 것이라고 믿고 살아왔습니다. 그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리 순수하지 않았습니다. 역사를 왜곡하면서까지 남의 것으로 자신들의 것으로 둔갑시키고자 혈안이 돼 있습니다. 사실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우리의 문화와 정신 그리고 역사가 그들은 탐이 나는 모양입니다. 무엇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수많은 가치가 사실 탐낼 만도 하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계속되고 더 거세질 것임은 분명합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만 인정하는 우리의 문화와 정신은 하나씩 사라져갑니다. 다행히도 깨어있는 개인들에 의해 외국에 강탈당한 문화재도 찾고, 독도와 한글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의미있는 행동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산발적인 행동들이 뉴스에 나올 때마다 우리는 순간 그저 흥분만 합니다. 마치 패션 유행처럼 말입니다. 이제는 한국문화에 대한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우리 문화재가 도굴돼 간 후에야 원래부터 내 것이고 역사에 그렇게 되어 있다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행동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발굴해서 대한민국의 것이라 세계에 알리는 구체적인 행동이 절실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아리랑을 주제로 페스티벌을 주최하고 또한 대규모 캠페인을 기획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중국이 소수민족의 아리랑을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를 이미 접한 터라 그 기획은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4만5천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의 심장과 목소리를 다해 우리의 아리랑을 뽑아내는 모습은 韓(한) 민족이 아니면 따라할 수 없고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기록이 될 것입니다. 남녀노소, 지역, 종교와는 무관하게 대한민국 아니 한민족이라면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일종의 표징입니다.
더불어 이번 기회를 통해 당부하고 싶은 것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수많은 아리랑이 우리에게 존재하듯, 시대에 맞는 새로운 버전의 아리랑이 끊임없이 이어졌으면 합니다. 나아가 한국문화를 제대로 알고 발전시키고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때마침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세계문화유산을 방문할 기회를 이번 달 말에 갖게 됩니다. 이 방문을 통해 삶의 고유한 방식으로서의 문화가 민족과 국가에 얼마나 커다란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지를 현장에서 목격하며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껴볼까 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세계가 인정하고 한민족을 대표하는 ‘아리랑’을 끊임없이 읊조리고 있습니다. 오는 6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아리랑의 재인식과 전통문화의 소중함과 가치를 고취시키고 세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범국민적 캠페인을 전개하여 우리의 다짐을 세계에 알리는 장이 마련됩니다. 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됨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광회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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