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송영길 인천시장 이제는 말해야 한다”

요즘 중앙·지방 언론들이 일제히 인천시 재정 문제의 심각성을 앞다퉈 심층 분석 보도하고 있다. 현재 8조원인 인천시의 빚이 2013년까지 12조원까지 늘어나고 공무원들의 급여도 지급하지 못한다는 섬뜩한 내용의 기사들이 봇물처럼 쏟아 지고 있다.

 

언론 보도 내용만 들여다보면 인천시청 정문은 곧 닫히고, 공무원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 봐야 할 지경이다.

 

인천시 재정 문제의 심각성은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와 인천도시철도 2호선공사 기간 단축에서 시작돼 뚜렷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인천시민 상당수가 인천시의 재정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고, 바닥이 어디 인줄 조차 모른채 공포에 떨고 있다는 사실도 시의 재정난보다 심각성이 덜하지 않다.

 

그러나 오늘 인천시민들이 가장 두려운 것은 인천 송영길 시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인천시 부도설과 모든 사업 및 공사 전면 보류, 공무원 급여 중단 등 태어나 처음 경험하는 상황을 맞아 공포에 떨고 있지만 정작 송 시장은 말이 없다.

 

현재 얼마만큼 어려운지, 얼마나 더 나빠지고, 어디가 바닥인지 도무지 말이 없다. 바닥을 치지 못하니 향후 대책과 희망을 설명할 기회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물론 송 시장은 부시장과 대변인 등 간부들을 통해 재정난에 대한 심각성과 대책 등을 수시로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의 분식회계 등으로 당장 시급한 9천여억원은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펀드를 구성해 급한 불을 끄고, 아시안게임 경기장과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비는 정부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해결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또 미래 비젼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부동산 개발 정책을 전면 보류하고, 대대적인 기업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 창출을 이뤄내겠다는 청사진(?)도 제시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해결 방안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 현황과 인천시에 대한 중앙정부의 냉정한 입장 등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기업 유치라는 장밋빛 희망도 용도 변경과 사업부지 헐값 제공 등 각종 특혜를 제공하며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태이며, 앞으로도 어렵다.

 

이제는 송시장이 직접 나서 시민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고통 분담에 대한 이해를 정중하게 얻어내야 한다.

 

인천 아시안게임과 인천도시철도 공사 등이 인천시와 시민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요구한다면 시장의 책임으로 특단의 결정도 필요한 시점이다.

 

인천 시민들은 실현 가능성 낮은 궁여지책보다는 송 시장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용기를 보고 싶어하고, 그런 송 시장에게 존경과 신뢰를 보내고 싶어한다.

 

물론 오늘의 인천시 재정난은 전임 시장이 추진한 사업에서 비롯된 요인이 상당부분이다. 그러나 인천시민들과 송 시장에게는 전임 시장 얼굴만 훌겨보며 허비할 시간이 더 이상 없어 보인다. 아니, 인천시민들은 차기 시장 선택권이라는 히든 카드라도 있지만, 송 시장은 자칫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는 시점이다.

 

송 시장이 취임한지 벌쩌 2년째다. 바꿔 말하면 2년 밖에 안 남았다는 말이다. 임기 동안 전임 시장 책임만 탓 하다가다 송 시장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자리로 돌아갈지, 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고 더 큰 길로 나갈지의 선택은 송 시장만의 몫이다.

 

‘송영길 다운 송영길’의 ‘생즉사 사즉생(生則死 死則生)’ 결단이 필요하다.

 

송 시장은 차기 인천시장, 더 나가서는 대권까지 생각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기도 한 인천시민들이 당당하게 송 시장에게 설명과 대책을 요구할 권한이 있고, 송 시장은 직접 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가장 큰 이유다.

 

현재의 인천을 어떻게 해결하고, 앞으로 어디로 끌고 갈지에 대해서 말이다.

 

류제홍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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