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정보사회의 두 얼굴

이 시대 ‘소통’이라는 단어만큼 자주 사용되는 말도 드물 것이다. 정치, 사회, 문화, 세대·계층간 등 모든 문제에 소통의 부재와 필요성을 말한다. 사전적으로 ‘소통’을 풀이하면 ‘사물이 막힘없이 잘 통함, 서로 잘 통하다’이다. 우리사회는 서로 잘 통하고 있는가?

 

정보사회는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 발전에 의한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말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사회가 변화된 예는 인류역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농업기술과 화약발명, 인쇄술 발전이 그때마다 사회전반의 커다란 변화로 이어졌고 기계의 도입으로 산업혁명이 발생할 수 있었음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일부 논자에 따라서는 정보사회가 신석기혁명이나 산업혁명에 비길 만큼 사회전반에 걸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는 정보사회가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고자 한다.

 

그럼 컴퓨터는 언제 처음 생겨났을까? 194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모클리교수와 그의 조교가 최초의 범용컴퓨터를 만들었는데 그 크기가 가로 9m, 세로 15m, 높이 3m 정도에 무게 30t 되는 작은 체육관만한 크기의 거대한 덩어리였다고 한다. 에니악이라 부르는 이 컴퓨터를 가동할 때는 전기소모가 많아 그 지역인 필라델피아 도시 조명이 다 깜박거릴 정도였다. 하지만 이 컴퓨터의 성능은 현재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개인용 컴퓨터보다도 훨씬 떨어지는 것이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정보화 사회에 따른 일상생활의 변화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양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휴대전화, 인터넷 등 뉴미디어 정보기기의 활용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통할 수 있으므로 관계형성이 더 좋아지고 편리하게 되었다고 보는 측면이다.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증가하고 그렇게 형성된 관계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무엇을 하는가,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은 직접 마주대하는 대면접촉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인터넷이 가족이나 다른 사회구성원들과의 관계를 강화시키는가 약화시키는가, 인터넷으로 형성된 공동체의 특성은 어떤 것이며, 인터넷은 시민적 참여를 증가시키는가 감소시키는가.

 

이 같은 물음은 인터넷의 특성 중 하나인 익명성과 실질적인 사회적 관계 기반이 부재된 상태의 가상공간이라는 점 때문이다. 익명성으로 인해 서로 간 잘 알지 못하고 인터넷에 연결되었을 때만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인터넷 사용시간이 늘어날수록 개인의 소외감과 사회적 괴리감은 강화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정상종 한국문화원연합회 경기도지회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