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두사람의 만남에서 결혼까지 주선해 주신 것에 대해 너무 감사드리며 열심히 살아서 탈북자들도 잘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가정의 달’의 첫 주말인 6일 오전 11시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 소재한 한 웨딩홀.
북한을 탈출해 의지할 곳 없이 외롭게 생활해온 탈북 남·녀 한쌍이 경찰의 도움을 받아 부부의 연을 맺는 화촉을 밝혔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김영진씨(47·가명)와 정나린씨(40·가명) 부부.
이들은 신변보호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관이 평소 두 사람이 성실하지만 외롭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지난해 연말 안산단원경찰서에서 마련한 탈북자들을 위한 송년회에서 만남을 주선, 결혼에 이르게 됐다.
남편 김씨는 “지난 1997년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압록강을 건너 중국에서 생활하다 한국의 발전상을 전해 듣은 뒤 경제적 어려움과 신변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태국을 통해 입국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인 정씨는 “방중 사실로 인해 처벌을 우려한 오빠가 탈북한 뒤 중국에서 생활하다 먼저 한국에 입국, 탈북을 권유해 남편과 비슷한 경로를 통해 입국하게 됐다”설명했다.
어렵게 한국에 온 김씨는 근로자로, 정씨는 안산시청 단원보건소 산하에서 각자 성실하게 근무하며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해 오다 단원서의 주선으로 이날 화촉을 밝히게 됐다.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부가 입장할 때, 직장 상사인 이용복 단원보건소 과장이 아버지 대신 신부의 손을 잡아줘 주위를 엄숙하게 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란 북한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치뤄진 결혼식에는 많은 탈북자들이 참석해 이들 부부의 앞날을 축복하며 부러움을 나타냈다.
2박3일 동안 제주도로 세계적 관광지인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 부부는 “외로울 때 서로를 찾아가 위로를 받으며 지낸 시간이 좋았다”는 며 “아무런 가족이 없는 이곳에서 가정을 꾸리게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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