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거대한 산소공장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하여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어놓는데, 잘 가꾸어진 숲 1ha는 연간 이산화탄소 16톤을 흡수하고 12톤의 산소를 생산한다.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점을 생각하면 숲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다.
숲은 거대한 녹색 댐이다. 우리나라 숲은 연간 소양강댐 10개와 맞먹는 180억 톤의 물을 저장한다. 숲은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스펀지처럼 품고 있다 천천히 내보낼 뿐 아니라 주위의 흙을 끌어안고 있어 산사태나 낙석, 홍수 등 자연재해를 막아준다. 숲의 토사유출 방지능력은 황폐지의 227배에 달한다.
숲은 건강·휴양문화센터이다. 장성의 편백나무 숲처럼 치유와 건강에 도움을 주고 관광과 레저를 즐길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숲을 잘 가꾸고 보전하여야 하나, 곳곳에서 들리는 산불이나 산림훼손 소식은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
우리의 과거를 한번 되돌아보면 6·25전쟁과 더불어 우리의 산은 얼마나 황폐화돼 있었던가. 어느 나라에서도 이루지 못한 녹색 한국을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아름다운 숲을 만들어 내었다고 믿고 있다.
나무는 심고 나서 단시간에 숲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수종마다 생장기가 다르지만 심고 나서 충분한 햇빛과 양분 등 여러가지 생육조건 외에 장구한 시간이라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 주변의 숲은 자연적 조건 외에 선조들이 긴 시간 동안 정성들여 가꾼 노력의 결과물이다.
우리가 선조에게 물려받은 숲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이를 잘 가꾸고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어쩌면 후손에게 숲을 빚지고 있는지 모른다. 숲의 혜택은 후손에게 물려 줄 보물이기 때문이다.
김영하 수원국유림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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