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광주시 서구 덕흥마을 상공에서 비행훈련 중 전투기가 추락하자 민가를 피하기 위해 탈출을 포기하고 끝까지 조종간을 잡은채 산화한 성남출신의 이상희 대위. 성남시 분당구 야탑3동에는 이상희 대위의 이름을 딴 ‘상희공원’이 있다.
‘상희공원을 사랑하는 모임’을 이끄는 장성숙 회장(53)은 소일꺼리 없는 주민들의 쉼터에 불과하던 이 공원에 5년 동안 열정을 쏟아 마을 문화공간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마을 통장이기도한 장 회장은 2008년 이 모임을 결성해 현재 20여명의 회원과 함께 상희공원에 애정을 쏟고 있다.
상희공원을 미국의 센트럴파크처럼 자랑스러운 공원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장 회장은 2008년 8월 처음으로 청소년, 지역주민들과 함께 음악회를 열어 상희공원의 의미를 기리고 활성화하는데 앞장서기 시작했다. 이후 매년 5월에는 청소년이 꾸미는 음악회, 10월은 어른들이 꾸미는 음악회를 연다.
처음에는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발전차와 앰프도 빌려 무대를 장식하고 있고 지난해 가을 제7회 음악회에는 베토벤바이러스, 명작스캔들에 출연했던 피아니스트 서혜경씨가 재능기부로 참여해 주민들의 애정과 자부심은 점점 높아만 가고 있다.
“음악회를 통해 상희공원 유래도 알리고 공원을 사랑하는 마음을 주민들에게 심어주고 싶다”는 장 회장은 성남시에서 양성하는 ‘기후코디네이터’로도 활동 중이다.
공원이 기후변화에 큰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곳임을 알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공유의 장으로 만들고 싶어서다.
장 회장은 단순한 음악회가 아닌 에너지절약 실천 등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교육하고 주민들과 공유하는 녹색환경의 상징으로 ‘상희공원’을 만들 야심찬 계획을 진행 중인 것이다.
이를 위해 봉사단체인 ‘상희공원을 사랑하는 모임’ 내에 ‘분당SeSe나라’를 만들어 청소년 파수꾼을 양성하고 있다. ‘SeSe’는 ‘Save Energy Save Earth’의 약자다.
작년에는 ‘SeSe 에너지사랑실천경연대회’에 출전해 학생들은 교과부 장관상, 장 회장은 지경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봉사단체 내 청소년 동아리를 만들어 기후변화 강의로 에너지 절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교육을 통해 느낀 점은 글과 그림 등으로 표현해 음악회 무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음악회의 전반적인 부분이 학생들의 자발적인 봉사로 이뤄진답니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성남=문민석기자 sugm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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