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순씨, 폐암투병중 동두천시에 집 기부 ‘훈훈’
국민기초생활수급 독거노인이 자신이 살던 집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각박한 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동두천시 소요동에 거주하는 김영순씨(73·여).
김 할머니는 폐암말기환자로 최근 병세가 악화돼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얼마 남지 않은 생에 뜻 깊은 일을 해보자며 자신의 집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식도 없이 평생을 어렵게 살아온 김 할머니는 지난 20일 소요동 주민센터 사회복지담당자에게 이 같은 뜻을 밝히고 약 60㎡ 규모의 지하층 연립주택 기부 서약서를 전달했다.
김 할머니는 남편의 습관성 음주와 폭력에 시달리다 결혼 20년만에 이혼했다.
이후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국가에서 주는 40여만원과 환자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간병비로 생활해 온 그는 환자가 살던 집을 사망 후 저렴하게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움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며 내집을 구매하는 결실을 맺은 것도 잠시.
김 할머니는 지난 2008년 10월 폐암말기 판정을 받고 5년째 투병생활을 하다 최근 병세가 악화되자 집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달하고 자신이 사망하면 시신을 화장해 뿌려 줄 것도 당부했다.
이에 동두천시는 김 할머니를 지난 27일 관내 요양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를 돕고 있으며, 김 할머니의 뜻에 따라 집을 어려운 독거노인을 돕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이웃 김모씨는 “혼자서 어렵게 살며 평생을 모아 마련한 집인데 이렇듯 좋은 일에 기부를 하시고 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시는 할머니가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동두천=한성대기자 hsd070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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