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개고기 판매만 단속하나?”

성남시, 모란장 도축·판매실태 조사 상인들 “개 우리 철거 못한다” 반발

성남시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모란시장의 개고기 판매업소에 대해 단속의 칼을 빼들자 상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22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5일부터 중원구 성남동 모란시장 일대 개 도축·판매실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고 수차례에 걸쳐 부시장·국장 주재 대책회의를 가졌다. 21일에는 시장실에서 시청 지역경제(동물자원)·하천관리·수질복원, 중원구청 경제교통·환경위생·건설·건축과 등 7개 부서 합동보고회까지 열었다.

모란시장 일대에는 개고기 판매와 중탕 업소를 포함, 21개 보양식품 관련 업소가 있다. 시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개 보관과 도축, 개고기 진열판매를 집중 점검해 개 우리와 진열대가 도로나 인도를 무단 점유하고 있거나 5일장날 개고기를 외부에 진열해 혐오감을 주는 업소를 발견했으며, 도축 잔재물을 쓰레기봉투에 버리거나 그 일부를 하수도에 흘려보낸 의혹도 발견했다.

그러나 개고기에 대한 관련 법령이 공백 상태여서 현실적으로 이들 업소를 정비에는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개는 축산법과 가축전염병예방법에 가축으로 분류돼 있지만 축산물위생관리법에서는 가축에서 제외돼 있다. 이에 시는 우선 혐오감을 주는 것부터 정비하기로 하고 차도와 인도에 무단 설치한 개 우리의 자진 철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모란가축상인회는 개 우리 이동은 생계와 직결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상인회 측은 “내장은 모두 삶아 음식물쓰레기로 배출하고 일부 업소의 소음은 패널을 설치해 줄였으며, 냄새도 EM(유용미생물) 배양액을 투여해 없애고 있다”며 “도축 역시 가림막 안에서 전기충격으로 처리해 동물학대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강춘 모란가축상인회장은 “개 우리가 있은 곳은 주민들이 이용하지 않는 공간”이라며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인데 우리 업소만 단속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성남=문민석기자 sugm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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