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름철 보약, 불로장생의 복숭아

예로부터 이상향의 상징으로 그리고 사랑을 의미하는 과일로 알려진 복숭아는 장미과에 속하는 여러 해 살이 온대과수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에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남아 있다.

근대적인 복숭아 재배는 1902년 소사농원(부천시)에서 시작되었고 이천에는 1930년에 장호원 백족산 부근에서 재배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배면적은 지난해 말 현재, 627ha로 전국의 4.5%, 경기도에서는 61%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복숭아의 고장이다.

따라서 이천시에서는 복숭아를 지역전략작목으로 선정, 농촌진흥청과 함께 복숭아산학연협력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복숭아의 품질 향상과 잼, 초코렛, 막걸리 등 가공품개발, 그리고 국내·외 시장확대(괌 수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 여름은 폭염으로 무더운 날이 연일 계속되면서 시원한 그늘과 갈증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 나서는 때가 많다. 여름의 대표과일이라고 하는 참외나 수박 등은 재배기술의 발달과 품종의 개량으로 여름철 과일이라기보다는 늦봄을 알리는 과일이 된지 오래다.

그에 반에 복숭아는 절개 있는 여인처럼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며 뜨거운 여름이 시작 되어야만 우리를 만나 준다.

복숭아는 저장성이 매우 낮아 가장 늦게 수확되는 장호원 황도도 추석 전후로 맛을 볼 수 있고 시기가 지나면 다음해 하지(夏至)가 지나서야 복숭아의 맛을 볼 수가 있다.

따라서 복숭아는 여름을 대표하는 제철과일로 과즙이 많고, 향긋하며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져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며 갈증해소 뿐만 아니라 여름철 보양식으로 효과가 탁월하다.

태양이 뜨겁게 타오를수록 맛있는 복숭아는 비타민 A와 C가 많고 유기산이 풍부하다. 특히 유기산 중 아스파르트산(aspartic acid)은 사과, 오렌지, 포도보다 월등하게 함량이 높아 만성피로증후군 개선, 간 해독 및 항체생성 촉진 등에 기여한다.

그리고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칼륨, 인, 마그네슘, 칼슘, 셀레늄 등 다양한 미량원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 여름철 수험생, 노약자, 어린이의 영양 간식으로 좋다. 또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과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의 함량이 높아 대장암, 변비, 당뇨병 등의 예방과 다이어트에 좋고 무더위에 대한 내성을 높여주는데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복숭아는 피부건조 예방과 미백,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체내에서 니코틴 대사물질인 코니틴을 배출하는 효과가 복숭아를 먹지 않은 경우보다 70~80% 높다는 농촌진흥청의 연구 결과도 있다.

좋은 복숭아를 고르려면 병해충, 반점, 부분적으로 눌린 것이나 상처가 있는 것을 우선 피해야 한다. 백도는 생김새가 복숭아 봉합선을 중심으로 균일한 모양을 보이고 전체적으로 붉은 착색이 잘 되어 있으며, 착색이 안 된 부분은 백색인 것보다는 노랗거나 푸른 것이 좋다. 황도는 타원형보다는 원형에 가깝고 표면이 황색 또는 균일하게 착색된 것이 좋다.

복숭아는 저온에 저장하면 표면이나 내부가 갈색으로 변하고 단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맛있게 먹으려면 평소에는 상온에 두었다가 먹기 1시간 전에 냉장고에 넣어 8~10℃정도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이천이 원산지인 미백도와 장호원황도는 각각 8월 중순과 9월 중순에 가장 좋은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올해 9월 21일부터 3일 동안 이천시 장호원에서 열리는 ‘햇사레 복숭아 축제’장을 방문하면 이러한 복숭아를 맛도 보고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 옛날 복숭아를 훔쳐 먹고 장수하며 괴력을 발휘한 서유기의 손오공이나 3천 갑자(三千甲子)의 수명을 누렸다는 동방삭처럼 무병장생을 바라는 마음으로 복숭아(햇사레)를 먹어 보고 사랑하는 가족 친지 및 연인에게 선물해 보기를 권해 본다.

유상규 경기복숭아산학연협력단장 이천시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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