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환경을 생각한 고효율비료 개발 시급

농업은 식물 혹은 동물을 키워 인류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동물사육에 필요한 사료는 식물을 재배해야 얻을 수 있으므로 결국 농업은 식물을 재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식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영양분을 제공해야 하는데 자연적으로 공급하는 양으로는 충분한 생육과 소출을 기대하기 힘들며, 특히 좁은 국토면적에서 많은 양을 생산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더욱 더 인위적으로 더 많은 양의 양분을 공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퇴비 등의 유기물로 양분을 공급하고 이와 더불어 질소, 인산, 칼리비료 등 화학비료를 사용, 식량증산을 위해 노력해 국민주식인 쌀 자급 등을 달성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화학비료는 부피가 작고 사용이 간편하다는 특징 때문에 사용량이 많이 증가돼 왔다.

우리나라의 화학비료 사용량은 2007년 기준으로 ㏊당 340㎏으로 프랑스 227㎏, 일본 301㎏ 등 선진국에 비해 높은 국가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런 화학비료의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점이다. 화학비료의 주요 원료는 천연자원으로 우리나라는 요소, 인광석 등을 중국, 모로코, 중동, 캐나다 등에서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화학비료 소비가 많아지면서 비료원자재 가격이 2011년 11월 기준으로 1t당 요소는 492달러로 2010년 평균인 289달러보다 70%나 높고 인광석도 31% 상승했다. 다른 원자재들도 러시아와 캐나다 등 생산업체들이 가격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나라는 이들 원자재가 비료 생산원가의 60∼70%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비료 가격 상승이 우려되며 이는 곧 농가부담으로 농가 경영악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밖에도 화학비료는 농경지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의 주된 요인이며 생산유통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양이 배출된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농가가 사용하고 있는 화학비료 사용량 자체를 감축할 수 있는 비료개발 보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무조건적인 화학비료 사용량 감축은 농업생산성 저하로 결국 국민식량 안보와 농가의 소득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농작물의 생산성과 품질은 유지하고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고효율 비료와 고령화 되고 있는 농촌현실을 감안해 노동력이 적게 드는 혁신적인 비료개발이 필요하다.

비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작물인 벼를 예로 들면 물속에 비료가 잠겨있어 비료 성분이 녹아 유실·용탈되거나 질소가 환원돼 가스로 손실되기 쉽다. 실제로 현 화학비료의 질소 이용률은 20∼30%대로 나머지 70∼80%는 손실돼 하천이나 지하수로 흘러가 부영양화나 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아산화질소 가스 방출은 온실가스를 증가시킨다. 이를 막기 위해 최근 서서히 녹아나와 비료량을 약 20% 정도를 줄일 수 있는 완효성비료와 이앙과 동시에 비료를 벼 옆에만 뿌리는 측조 시비 방법이 개발돼 비료사용량을 20%정도까지 감축할 수 있게 됐다.

또 벼 뿌리 밑에만 완효성비료를 시용해 비료 이용율을 60% 이상으로 높여 사용량을 50% 이상 절감할 수 있고 노동력도 80% 이상 절감되는 비료도 개발보급이 시도되고 있다. 밭에서도 비료용탈을 줄여 비료 이용율을 되도록 높게 해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기능성 비료도 있고 질산화 억제효과로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 발생량을 줄이는 비료 등이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농가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에 만족해서는 안될 것이다.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켜 진정한 의미의 녹색농업 선진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더 나아가 첨단 비료 개발이 해외에서 외화를 획득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깨끗하고 안전한 녹색성장 산업화에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광래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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