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몽골 ‘수원 시민의 숲’에 마음을 심다

얼마 전 몽골을 다녀왔다. 울란바토르 칭기스칸 국제 공항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우리나라 5월의 따스하고 쾌청한 날씨와는 달리 쌀쌀하고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모래 바람이 우리를 맞았다. 이 모래 바람이 매년 봄철에 우리나라에 수 조원의 경제적 손실 및 국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황사이다. 황사발생의 원인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중에서 산업화에 따른 온실가스 방출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몽골은 자국내의 산업시설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의 최대 피해국의 하나가 되었다.

지난 100년간 지구 전체의 평균기온이 0.75℃상승한 반면 몽골은 두배가 넘는 1.92℃가 높아졌음을 비교하면 몽골은 지구온난화로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몽골은 전국토의 90% 이상이 이미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2010년 몽골정부의 조사 결과 최근 10여 년간 1천166개의 호수와 연못, 887개의 강, 2천96개의 하천이 사라졌다. 또한 식물종의 4분의 3이 멸종했다. 더 이상 방치할 경우 몽골 국토전체가 사막화로 변할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몽골 국민의 생존권까지 위협받게 될 것이다. 이는 몽골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환경의 심각성을 깨닫고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수원시에서는 여기에 인식을 같이하고 몽골 내 사막화 방지 및 황사저감을 위하여 몽골 ‘수원시민의 숲’ 조성 사업을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동안 100㏊에 1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조림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의 몽골 방문은 몽골에서의 현지 식목행사를 위한 것이다.

수원시가 몽골 내에 조성한 조림지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튜브 아이막 에르덴솜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조림지에 10㏊에 1만그루의 묘목을 심었으며, 그해 9월에 묘목 생육상태를 확인한 결과 약 90%의 생존율을 보였다.

수원시의 조림사업은 단순히 사막화 확산 방지 및 황사 저감을 위한 나무심기 사업뿐만 아니라, 조림장 주변에 몽골 현지주민들을 상주시켜 고용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비타민나무 등 유실수를 조림지에 식재하여 주민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동절기에는 몽골 주민들에게 체계적인 환경교육을 실시하여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토록 하고, 부업으로 민속공예품을 만들어 부수입을 올리는 등 몽골주민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 모델로 만들고 있다.

또한, 수원에 거주하는 청소년 및 시민들을 모집하여 몽골 ‘수원시민의 숲’ 조림지에 몽골 주민과 함께 사막화 방지 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기후변화 및 사막화에 대한 이해 증진과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금년까지 약 200여명이 사막화방지 에코투어(ECO-Tour)에 참여했다. 그리고 수원시의 몽골 조림사업은 관주도형이 아닌 민간단체에서 주도하여 조림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29일 외교통상부로부터 (사)휴먼몽골사업단 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으며,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하여 수원시민 1인당 1그루 나무심기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몽골에 나무 몇 그루 심었다고 당장 사막이 줄어들고 황사가 눈에 띠게 저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환경문제 해결을 위하여 참여하고,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데 더욱 더 큰 의미가 있다.

올해 104년만의 가뭄이 찾아왔다. 우리나라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적절하게 대처를 하지 못한다면 몽골처럼 사막화가 될지 모른다. 우리가 심은 나무 한 그루가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박흥수 수원시 푸른녹지사업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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