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페럴림픽, 왜 소외당하나?

2012년 8월 2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012 런던 페럴림픽은 12일 간의 열전을 마치고, 영국 시간 9월 9일(한국 시간 9월 10일)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폐막을 축하하는 화려한 불꽃으로 막을 내렸다. 불과 며칠 전의 일이건만,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많은 사람들이 올 여름 런던올림픽으로 밤을 지새웠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본인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음을 인정한다. 그런데 혹시 페럴림픽에 대해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페럴림픽이 뭐냐고 묻는 사람들도 많다.

페럴림픽이란 신체 장애인들이 하는 올림픽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올림픽이 끝난 후에 그 개최지에서 의무적으로 열리는 대회다. 페럴림픽(Paralympics)은 1960년 제1회 로마페럴림픽을 시작으로, 올림픽이 열렸던 같은 도시, 같은 시설에서 열리게 되는데, 하계 올림픽의 경우 1988년 서울 올림픽, 동계 대회의 경우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이후부터라고 한다. 4년마다 올림픽이 끝난 후 올림픽 개최국에서 경기를 하게 되며, 국제 페럴림픽 위원회(IPC)의 주관하에 개최되고 있다.

영문표기인 페럴림픽(Paralympics)이란 어원에서 하반신 마비를 뜻하는 Paraplegia의 ‘Para’ 와 Olympics의 ‘ lympics’ 를 조합한 합성어로 1964년 제2회 도쿄장애인올림픽대회 당시 주최측의 해석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인간능력 한계 뛰어넘는 대축제

런던 페럴림픽 경기종목은 21개 종목으로, 양궁, 육상, 도로 사이클, 트랙 사이클, 승마, 시각장애인 축구, 뇌성마비인 축구, 유도, 역도, 조정경기, 요트경기, 사격, 수영, 탁구, 좌식 배구, 휠체어 농구, 휠체어 펜싱, 휠체어 럭비, 휠체어 테니스 등이며, 올림픽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색적인 종목인 골볼과 보치아도 있다. 골볼과 보치아는 각각 시각,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해 시작된 종목으로 청각과 두뇌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는 종목이다.

이번 런던 페럴림픽에 대한민국도 13개 종목에 임원 47명과 선수 88명 총 135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금 9개, 은 9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해 종합 12위의 쾌거를 올렸다.

페럴림픽의 기본 이념은 스포츠를 통한 국가간의 우정과 이해의 증진을 바탕으로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올림픽정신과 이념을 기초로 한다. 즉, 올림픽이 인종·국가·정치·문화 및 이념을 초월한 인간의 건강증진과 스포츠를 통한 인류의 화합, 나아가 인간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범세계적인 축제로서 세계 젊은이들의 힘과 기록의 제전이라면, 페럴림픽은 인간의 평등을 확인하는 대회이며 인간능력의 한계를 뛰어 넘는 감격의 대축제라고 할 수 있다.

중계 이뤄지지 않아 관심 멀어져

이런 기본이념에도 불구하고 페럴림픽이 대한민국에서는 올림픽보다 여러 측면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인간의 평등을 확인하는 대회라면 마땅히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방송으로 중계가 이뤄져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런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요즘 같은 미디어 시대에 방송과 언론의 중계는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중요한 매체이기 때문이다. 상업 방송이야 수익구조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영 방송에서 조차 장애인들의 국제 게임인 페럴림픽을 외면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장애는 비난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평등하게 공존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가!

장애인 선수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으로 답해줄 수 있도록 경기 중계 등을 통해 페럴림픽이 인간의 평등을 확인하는 대회이고 인간능력의 한계를 뛰어 넘는 대축제인 만큼 ‘그들만의 축제’ 가 아닌 ‘전국민의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장애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어떻게 기울일 것인가 하는 과제를 방송계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풀어가야 한다.

공경호 오산대 총장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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