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미래의 기부자를 위한 ‘나눔교육’

연이은 태풍으로 농어가의 피해가 막심하다. 당사자들의 아픔이 어떠한지는 제주에 있을 때 나리 태풍에 크게 당해본 처지라 몇 마디 말로 표현하기가 그러하다.

필자의 부모도 농사를 지으면서 큰바람이 지날 때마다 피해를 입어 망연자실하곤 했었다. 경황이 없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발 벗고 나선 봉사자들과 이웃들의 훈훈한 마음이 큰 위로가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당사자들과 발 벗고 나선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위로의 마음을 보태는 기부자들에게 마음으로나마 응원을 드리고 싶다.

나눔문화의 수준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기부경험이 있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 불과하다. 봉사나 기부도 시작이 어렵지 한번 해 본 사람은 다시 하게 된다고들 한다. 첫 시작이 어려운 이유는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탓일 것이다. 강요나 권유보다 개개인의 일상생활 속에 스며들기 위해서는 올바른 나눔 교육이 필요한 때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원아를 대상으로 나누는 행복을 몸소 느껴보도록 체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부는 나눔문화 활성화 방안으로 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하여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자원봉사시간을 채우도록 하여 나눔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또한 나눔문화를 총괄할 수 있도록 나눔국민운동본부도 나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얼마만 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고, 히브리인들의 격언에는 ‘어린 아이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어떠한 것일까? 그것은 백지에 사물을 쓰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은 어떠한 것일까? 이미 많은 것을 써 놓은 종이에 여백을 찾아서 써 넣으려는 것과 같은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어렸을 때의 가정교육이나 경험이 중요함을 일컫는 말이다.

아이들은 흔히 ‘내 꺼야’ 라는 말을 한다. 내 것이지만 남의 것일 수도 있다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무도 어릴 때 바로 잡아줘야 곧게 자라지 않는가. 나이가 찰수록 힘들어지는 것이 인성교육이다. 모든 교육의 근간은 가정에서 이루어지듯 나눔교육 또한 그러하다는 생각이다. 후덕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부모의 후덕함을 배우게 된다. 부모의 행동을 보면서 얻는 산교육은 평생 몸에 밸 것이다.

추석이 눈앞에 다가왔다. 주위에 힘들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산교육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강학봉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