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곳을 방문해야 하는 일들을 자주 겪게 된다. 필자도 그러한 상황에서 예외는 아니다. 요즘은 자동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내비게이션이 설치돼 있어 주소와 기관명을 입력하기만 하면 위치를 잘 알려줘 쉽게 찾을 수 있다.
과거 내비게이션이 보편화 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잘 모르는 장소를 특히 대중교통을 통해서 찾아갈 때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곤 했다.
옛날에 간혹 잘 모르는 곳을 처음 방문하게 될 때에는 불가피하게 지나가는 분들에게 질문하게 되는데,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면 매우 기뻤던 기억이 있다.
필자는 20여 년 전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급한 일로 처음 가보는 곳을 방문하게 됐는데 약속한 시간이 다 돼서 현장 부근에 도착했다. 하지만 도저히 찾고자 하는 장소를 정확하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어떤 한 분께서 잘 가르쳐주셔서 목적지를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그분이 필자가 찾고자 하는 위치에 대해 아주 수학적이고 도식적으로 머릿속에 쏙쏙 잘 들어오게 설명해 주셨기 때문이다.
그분의 표현을 굳이 글자로 옮긴다면 “여기서 150m를 곧바로 직진해서 가시면 오른쪽에 3층짜리 빨간 벽돌로 지은 건물이 나옵니다. 거기서 그 건물을 끼고 곧바로 오른쪽으로 꺾어서 400m를 다시 직진해 더 올라가시면 왼쪽에 약국이 있습니다. 그 약국에서 왼쪽으로 꺾어서 다시 300m를 더 올라가시면 오른쪽에 제과점이 하나 있는데, 그 제과점과 같이 붙어 있는 바로 옆 건물이 선생님께서 찾고자 하시는 건물입니다”라고 설명을 해준 것이다. 만약 그분이 아니었더라면 고생을 많이 했을 뻔한 일이었다.
지금까지도 그분의 성함이 무엇이며, 어디에 사시는 분인지도 전혀 모르고 지내고 있지만 아직도 그분이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그 고마운 마음을 아직까지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면서 살고 있다.
그 후로부터 필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위치나 장소를 설명할 기회가 생기면 그때마다 수학적이고 도식적으로 설명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 물론 필자의 가족들에게도 그렇게 표현하면 좋겠다고 함께 실행해줄 것을 당부했다. 필자는 그분으로부터 감명깊게 느낀 것을 배워서 지금까지도 실천에 옮기고 있다.
길 안내에 대해 모든 사람들의 생각은 다를 것이다. 수학적으로나 도식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다소 낭만적이지 못하고 여유가 없는듯하며 까다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으로 길을 정확하게 안내하는 것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김광철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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