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겨울이 더 추운 사람들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겨우살이 준비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걱정이 태산 같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겨우살이가 더 걱정되는 사람들은 직장 없는 실직자와 청년백수, 독고 노인 등. 우리 주변의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은 어깨가 움츠려 들고 겨울은 더 춥게 다가올 것이다.

10년 전 IMF에서 벗어나 경제가 성장궤도에 진입했다고는 하지만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더 나아진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는 심각한 경영난 속에 건설 인력들이 일자리를 잃고 대부분 실직 상태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기업들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구조 조정을 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그 뿐인가 우리 경제에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할 20대 후반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청년백수로 전락하고 있다.

일자리없어 고통 받는 사람 많아

외환대란으로 시작된 10년 전 IMF 사태 때의 악몽을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기업과 금융권 할 것 없이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직장을 떠나야 했다.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들은 갑작스러운 변화를 가족들에게 알리지 못하고 매일 출근하는 것처럼 집을 나와 도서관을 가거나 옷을 갈아입고 산을 오르는 등 소일하며 지내기도 했다. 평생을 집과 회사 밖에 모르고 살아왔으니 마땅히 갈 데가 있었을 리 없다.

직장 없는 실직자가 되었으니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요 나중에 식구들이 퇴직 사실을 안다 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내와 아이들을 볼 면목이 없으니 숨죽여 살아야 했으며 일부 실직자의 가정은 파탄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이렇듯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IMF가 10년이 지나도록 별로 달라진 게 없다며 고통 속에 사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많다.

지금도 기업의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실직자는 늘고 있으며 운이 좋아 일자리를 다시 얻는다 해도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해 어려운 생활들을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 역할을 해야 할 청년의 고용이 늘지 않고 있어 청년 백수가 증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후반 비경제 인구가 91만 명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21만명(30%) 급증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아르바이트 일감마저 200만개가 줄어든 탓이라고 한다. 이러니 청년들의 어깨가 움츠러들고 흥이 날 리가 없다.

이웃들에게 용기와 희망줘야

우리 젊은 세대는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가난에서 벗어나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이룬 호황 속에 안주했던 세대다. 이들이 IMF 여파와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세계경제는 내년에도 유럽발 경기 침체가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번지면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 내리막길을 갈 것이라고 IMF가 극심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예고했다. 한국은행도 금리를 또 내리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치를 올해 2.4%, 내년 3.2%로 낮추어 발표, 내년 경제의 어려움을 예고했다.

금년 겨울은 오르기만 하는 생필품, 기름 값에 더욱 어렵게 지내야 할 것 같다. 경제발전에 기대를 걸고 힘겹게 생활해온 사람들에게는 금년 겨울이 더 추울 수밖에 없다. 늘어만 가는 실직자와 청년 백수 100세 시대에 증가하는 노령인구 이들 모두 우리와 함께 가야하는 이웃들이다.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보듬어 주자.

김창수 인천언론인클럽 수석 부회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