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바른 삼성길, 그들만을 위한 비단길?

[집중기획_글로벌 기업 ‘삼성의 두얼굴’] 삼성 ‘출퇴근 도로’에 혈세 870억 쏟아부어

경기도와 수원시가 무려 870억여원의 혈세를 투입, 시행중인 ‘삼성로 확장공사’가 삼성전자를 위한 특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삼성로 자체가 시민 이용이 극히 드문, 사실상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출·퇴근 전용로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경기도와 수원시,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로는 수원시 도시계획도로 대로 1-48, 49호선으로 42번국도와 권선로를 연결하는 총 연장 3.12㎞의 도로이며 지난 1970년대 왕복 4차선으로 확장됐다.

이어 지난 2007년 4월, 삼성전자의 요청으로 경기도와 수원시 등은 삼성로를 6·8차선으로 확장하는 양해각서를 체결, 현재까지 공사를 벌이고 있다.

양해각서에는 삼성로를 총 5개 구간(1구간-850m, 2구간-370m, 3구간-460m, 4구간-1천320m, 5구간-120m)으로 나눈 뒤, 수원시와 경기도가 1·2구간 보상비와 공사비, 3·4구간 중 삼성전자 비소유 토지 보상비 등을 반반씩 부담토록 했다.

삼성전자는 3·4구간 토지제공 및 공사비, 5구간 보상비와 공사비만을 내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사실상 삼성전자 임직원의 출·퇴근용인 삼성로 확장에 총공사비 1천400억원 가운데 62.2%에 달하는 870억원을 도와 시가 부담하고, 나머지 37.8%(530억원)만을 삼성전자가 부담, 특혜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수원시의 교통영향평가를 보면 삼성로는 삼성전자 출·퇴근 시간대에만 차량이 집중됐으며, 나머지 시간대는 비교적 한산, 시민들의 도로 이용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삼성로 주변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삼성로지텍, 삼성전기 등 10여곳의 삼성 계열사들이 순차적으로 입주해 있어 사실상 삼성과 관련 없는 시민은 삼성로를 이용할 필요가 없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출퇴근 시간만 혼잡… 수원시민 이용 드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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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공사비 일부 부담·시민도 이용… 특혜 아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공사도중 자신들이 맡은 3~5구간에 추가로 우수BOX 를 설치한다며 공사를 중단시키는 바람에 당초 2010년 말 완공 예정이던 도로공사가 무기한 연장(현재 53% 공정), 추가 공사비용 74억원까지 도와 시가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원경실련 등 시민단체와 경기도의회 등에서는 삼성로 확장공사 협약체결 당시, 재원부담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의문을 제기, 시민 혈세만 낭비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완기 수원경실련 사무국장은 “삼성로가 사실상 삼성전자 전용로로 사용되고 있기에 삼성로 확장공사는 삼성전자에게 혜택이 돌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경기도와 수원시가 3분의 2가량의 재원을 부담한 것이 적절했는지 의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로는 삼성전자 직원 만이 아닌 수원시민도 이용하는 도로”라면서 “삼성전자도 일정부분 공사비를 부담했기 때문에 삼성로 확장공사에 따른 특혜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수철·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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