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민심이 천명이다

11월이니까 머잖아 대통령을 뽑는다.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58개국에서 선거를 하는 전 지구적인 정치시즌이다. 우리 앞에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대선후보들이 선을 보이고 있고 매일 매일 자기의 특·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선거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앞두고 나라의 5년간 명운을 가를 중차대한 고비다. 대통령이 되려면 스스로를 갈고 닦고(工夫), 부모의 덕을 입고(陰德), 삶의 터전에서 서로 도와 상생 이익을 얻고(地利), 기회를 읽어 이를 잡으며(運), 하늘의 뜻(天命)을 받아야 한다. 이 중 천명을 받는 것이 곧 민심이다.

대선후보가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지역, 이념, 세대 등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영남이니 호남이니 하는 동서로 나뉜 지역색이 선거에 악용되거나 남도와 북도 간의 이익이 충돌하는 모순공약을 표방된다면 지역간 특색을 띤 경제의 힘을 빼앗아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이기에 이를 뛰어 넘어야 한다.

남북분단도 애달픈데 분단 67년이 지났건만 이데올로기에 묻혀 살 수는 없다. 마르크스는 죽었고 공산주의는 비교우위를 잃어버려 세계가 모두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으므로 왼쪽, 오른쪽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나라가 발전하겠지만 극단적인 편 가르기는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이념적 선전 선동 정치는 선명할지는 모르지만 민심이 깨어있는만큼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 6·25사변 후에 60여년이 지나 사변 후 60이 넘어 노년층에 접어들었으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따라 캥거루족을 위해 일터로 내몰리고 있다. 반면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88세대나 백수세대로 대변되는 현실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

사정이 다급한 만큼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장년층의 일자리를 빼앗아 청년층에 강제할당하거나,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에 정책적 수단을 하나도 제시하지 아니하여서는 안 된다. 이외에도 계층, 종교, 성별 나아가 다문화 가족까지 껴안을 수 있는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가진 후보가 좋다.

이제 우리 국민들도 솜사탕이나 헛구호에 진절머리 치는 것이 마땅하고, 스스로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고 대통령다운 일을 할 사람을 지지해야 한다. 당선된 사람의 됨됨이가 곧 유권자의 수준을 대변하는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각각 미래상을 제시하는 후보들 중 누가 대통령이 될지 자못 기대되지만,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뽑는 것이 국민의 몫이고 민심이 천명임을 보여주는 것이 국민의 구실이다.

후보의 현재 모습도 중요하지만 근심되는 일은 세상 사람보다 먼저 앞서 조심하고, 즐거운 일은 세상 사람들이 즐거워 한 뒤 즐거워 할 후보가 좋겠다.

 

최 유 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원지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