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에는 원래부터 두루미가 많았던 곳이 아니다. 60년 전에는 그저 200~300마리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 지역 주민들이 보호한 결과 지금은 1만2천~1만3천 마리나 찾아온다고 한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철원과 연천에 두루미가 꽤 많이 찾아왔었지만 지금은 민통선 안에서만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로 개체수가 줄었다. 전문가들은 두루미들이 월동지를 이즈미로 바꿨다고 생각한다.
김포시에 홍도평이라는 곳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재두루미가 수십 마리씩 찾아오던 도래지다. 그런데 그 중앙으로 서울, 강화 간 자동차전용 도로가 건설되고 난 후부터는 겨우 열댓 마리 정도만 찾아온다. 이즈미시는 두루미를 위해서 전선주도 세우지 않는다고 하는데 말이다.
일본 키타큐슈에 구로가와(黑川)라는 도심 하천이 하나 흐르는데, 반딧불이 살아 한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니깐 시청은 아예 한글로 된 ‘에코투어 가이드 북’까지 만들어 홍보에 열을 올린다.
요즘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쟁적으로 반딧불이가 사는 고장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그 유충이 먹고사는 다슬기는 청정하천에서 살고 있어서 반딧불이가 있다는 것은 곧 청정지역이라고 인정을 받을 수 있고 관광수입도 기대하기 때문이다.
산림생태계가 넉넉한 광교산에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육수생태계가 형성된 넓은 저수지를 이어져 흐르는 수원천은 키타큐슈보다 생태적으로 더 양호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작년에 수원천 매향교 아래서 뱀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하천 고수부지에 있는 산책로를 걷다가 뱀을 만나면 놀라기는 하겠지만 반가워할까? 아니면 관리 공무원에게 잡아 없애라고 야단을 칠까?
어떤 시민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 “물오리가 많이 있다는 것은 먹이가 많다는 말이고 여름에는 가끔 뱀도 보이는데 이것은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된다.”
생태고리 중간층에 있다고 할 수 있는 뱀이 서식한다면 인간이 살아가기에도 어느 정도 괜찮다는 지표로 볼 수 있다. 하천의 뱀도 인간과 함께 살아가야 할 생태계의 동반자다.
박 남 수 굴포천시민모임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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