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cㆍ수원상의 회장]"中企는 내공쌓기 노력…미래 파트너로 함께 가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려면 각자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의 기술과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과 기업 발전을 위한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 중소기업 역시 현재의 어려움을 도움으로만 해결하지 말고 자생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새 정부가 들어서는 2013년 경제계 화두는 ‘경제민주화’다. 수원에 뿌리를 두고 성장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SK그룹의 최신원 SKC 회장(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상생과 공존의 문화라는 것은 서로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라면서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과 지원은 골목상권으로 대변되는 지역상공인의 기반을 튼실이 하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다” 라고 잘라 말했다. 20여년 경력의 대기업 CEO답게 단호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말투였다.

최 회장은 수원지역 상공인을 대표하는 수원상공회의소 수장이기도 하다. 그는 ‘사회적 책임’ 실천을 지속 가능한 ‘사회적 기업’에서 찾고 있다. “SK가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은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고, 더 나아가 물고기 잡는 산업을 변화시켜 사회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최 회장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봤다.

Q.수원시민이 갖고 있는 SK에 대한 생각은 각별하다. 아마 피부로 느끼실 거다.

A.수원은 현 SK그룹의 시발점이 된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가 있는 지역이다. 선친이신 故 최종건 회장께서 1953년 전쟁의 폐허로 변해버린 수원시 평동의 공장 잿더미 속에서 4대의 직기를 조립한 것이 선경 직물의 시작이었다. 현 SK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뿌리가 된 셈이다.

수원의 북쪽인 정자동에는 선경합섬, SKC, 선경매그네틱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더욱이 선친께서 6~8대(1967년~1973년) 수원상의 회장을 맡아 6년간 협회를 이끌었다. 아버지께서 작고하시자 작은 아버지이신 故 최종현 회장께서1987년까지(8~12대) 회장을 지냈다. 내가 이제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나 역시 수원에 대한 생각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Q.향토기업으로써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책임감도 클 거다.

물론이다. 수원지역의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선친과 수원의 각별한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고 이어가기 위해 지난 1995년에는 선경도서관을 지어 수원시에 기증했고, 2006년에는 수원시 권선구에 헤비타트 SK행복마을을 건립해 어려운 이웃에 보금자리를 제공했다.

지난 2009년에는 SK청솔노인복지관을 건립하는 등 임직원이 합심해 꾸준히 지역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앞으로는 사회공헌 활동과 더불어 수원지역 산업발전을 위해서도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Q.대기업 CEO이면서 상공인을 대표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을 텐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서로 어떤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A.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이 살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대기업은 축적된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 중소기업 역시 자생하기 위해 쉼없이 노력해야 한다. 결국 기술개발이 살길이다. 수원상의는 SKC와 협력할 수 있는 우수 중소기업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함께 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찾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연결 고리를 찾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논의해야 한다.

Q.골목상권이 죽어간다고 야단들이다. 대형마트 규제 등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런가.

A. 사실이다.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의 상생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 강제휴무 등 여러 가지 규제가 나오고 있지만 재래시장으로 대표되는 골목상권은 여전히 침체돼 있다. 그러나 지나친 규제는 자칫 중소기업, 소비자 등의 또 다른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재래시장은 현대화, 품질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노력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지자체는 소비자가 재래시장을 바로 이해하고 찾아갈 수 있도록 계도나 홍보를 통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급선무다.

Q.지역 상공인들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다.

A.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경제 기반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상공인 간 정보공유를 위한 모임을 만들어 기업발전에 필요한 정보공유는 물론 기업규제의 공동 해소 등을 위해 수원상의가 나서고자 한다. 기관과 기업, 학교를 망라한 모임을 조성, 일자리 창출은 물론 반기업 정서 해소, 노사관계 정립, 지역과 함께하는 기업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Q.다들 힘들다고 하지만 특히 건설ㆍ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 관련 업체와 자재 업체 등 중소 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이 심각하다. 경기가 살아나려면 건설업이 살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 정부에 바라는 게 뭔가.

A.당연히 부동산 경기 침체가 건설경기 침체로 이어져 있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여러 가지 정책들이 있겠지만 무조건적인 부양은 어려우리라 예상된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당장 힘들다고 급조된 정책들이 나온다면 미봉책에 불과하다. 단기적 처방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중장기 종합대책이 나와야 한다.

Q.수원상의는 회원업체의 동반자로서 기업의 건전한 성장과 발전을 돕고 상공업계를 대표해 권익을 적극 대변해야 한다는 소명을 갖고 있다. 하지만 본연의 업무에 다소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다.

A.절대 그렇지 않다. 수원상의는 제21대 들어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기업과 함께할 수 있도록 많은 기업체를 순방했으며 집중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과 학교를 잇는 각종 MOU를 체결해 청년취업에 나섰으며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영개선을 위해서는 지재권 교육과 상담, 선행기술과 특허출원 지원은 물론 중소기업경영상담실을 확대, 운영해 왔다. 또한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경기도민발명경진대회를 성대히 개최한 바 있으며 중소기업 수출판로 개척을 위한 국내외 박람회 지원에 최선을 다해 왔다. 내년에는 고색산단 등 집적시설에 대한 지원 계획을 수립해 운영할 것이다.

Q.지역경제의 균형발전과 회원업체의 경영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A.수원상공회의소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역 상공업계의 진정한 대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 애로해소를 위해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회원기업에 필요한 교육, 강좌 등을 강화해 회원기업 경영안정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 수출증대를 위한 해외업무 관련 지원과 지식재산권 관련 지원을 통해 지역기업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계속해서 청년취업인턴사업 등 지역 인력난 해소와 함께 나눔경영, 동반성장, 사회공헌에 앞장설 것이다.

Q.해병대 출신으로 평소 직원들을 ‘해병대 체험캠프’ 등에 참여케 하는 등 해병대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A.직원들에게 굳이 힘든 해병대 극기 훈련 참가를 권유하고 나 역시 함께 참여하는 이유는 진정한 화합과 가족적인 단결 도모를 중시하는 해병대 정신을 배워 함께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자는 데 의미가 있다. 3년에 한번 정도 해병대 극기훈련에 참여하는데 올핸(2012년) 포항 1사단에서 전 직원들이 3박4일 일정으로 힘든 훈련을 받았다.

훈련을 받고 나서 직원들의 소감문을 받았는데 많은 직원들이 처음엔 해보지 않은 훈련이라 겁도 나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막상 도전해 부딪히고 보니 아무것도 아니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또한 동료들과 힘든 훈련을 받으면서 동료와의 단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깨닫게 됐다고도 했다. 이러한 경험들은 실제로 회사에서도 직원들의 마인드를 바꾸어 강한 도전정신을 갖게 하고 직원들 간 단결에 도움이 된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강인한 도전정신은 결과적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밑거름이 된다고 믿고 있다. 도전하고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직원들에게 도전하면 실패는 있지만 좌절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순간을 모면하려 하지 말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Q.시간을 분단위, 초단위까지 끊어쓸 만큼 바쁘다 들었다. 기업 경영도 건강해야 가능하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A.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 매일 만보 이상을 걷고 있다. 특별히 돈을 들여 건강관리를 하고 있지는 않고 늘 습관처럼 걷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점심에도 아주 먼 거리가 아니면 걸어서 이동하는 편이다. 담배도 10년전에 끊었다. 이전에는 하루에 4~5갑 피울 정도로 ‘골초’였다. 술도 와인 한두잔 정도만 할 정도로 거의 마시지 않고 있다. 건강만큼 중요한 재산이 없기 때문에 직원들에게도 금연 및 절주를 항상 강조하고 있다.

대담=박정임 경제부장 bakha@kyeonggi.com  

정리=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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