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소한 대한 다 지나고

창 너머로 보이는 세상

봄이 온 듯 햇빛이 눈부시다

벌컥 문이 열리고

밖에서 들어오는 사람

찬바람과 함께

얼음 한 자락씩 안고 온다

내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

보이는 것만 마음을 지배하던 시절

수면 아래의 더 크고 넓은 것을 위해

꿈속을 뒤져서라도 찾아봐야겠다

계절이 나보다 먼저 알고

얼음장 밑에서 수런대는 봄

나이 든 다음에야 들리는 소리

보이지 않는 소리까지 듣고 싶다

김행숙

경기 파주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졸업. <시문학> 으로 등단.

시집 <유리창 나비> <햇살 한 줌> <볼륨을 높일까요> <여기는 타관> 외 영역시집 <램프가 켜지듯이>

한국문인협회ㆍ한국현대시인협회ㆍ국제펜한국본부 회원, 한국기독교문인협회 감사,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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