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박근혜 당선인에게 바란다

# 100년 전 일본 강점기때 동경원점으로 측량돼 사용된 지적은 토지 경계와 실제가 다른 것이 부지기수다. 전국 토지의 15%인 554만 필지에 이르고 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어지면서 전국토의 경계를 두고 수십년동안 곳곳에서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2013년도를 맞아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에서 바른땅 사업이 본격 시행되고 있다. 2030년까지 4단계로 진행되는 1조3천억원의 바른땅 사업은 100년만에 시행되는 만큼 철저해야 한다. 국민과 소통없이 겉만 번드르하고 주먹구구식 방식으로 행해진다면 어떠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뒤인 25일 취임한다. 박근혜 정부로 명명한 새 정부의 원년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박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전국 성인 1천218명을 대상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 지에 대한 조사에서 48%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잘못하고 있다’ 29%, ‘보통’ 6%, ‘의견유보’는 17%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19일 대통령선거에서 얻은 득표율 51.6%보다 낮은 수치다.

박 당선인은 16대 노무현 대통령, 17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얻은 48.9%, 48.7%보다 많은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지만 취임도 하기 전에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5년 전인 2008년 1월 한 여론조사기관의 설문조사에서 72.8%가 ‘이명박 당선인의 직무수행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를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지지율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실시한 당선인에 대한 지지율 조사에서 가장 낮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성인남녀 절반은 인사 잘못, 검증되지 않은 인사의 등용 등을 이유로 꼽았다. 또한 부정적 평가자의 12%는 국민소통 미흡, 비공개, 투명하지 않다를, 8%는 독선적, 독단적, 자기위주를 지적했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인이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 수행여부에 대해서는 71%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역대 대통령들이 높은 기대 속에 출발했지만 임기를 마치는 시점에서는 크게 실망하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여론조사는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사퇴한 직후인 설문조사였기에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여론조사에 일희일비 할 것은 없지만, 독단적이지 않고 투명한 국정운영,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국민들의 희망을 저버려서는 안된다.

여야 의원들이 설을 지낸 뒤 수렴한 민심은 확연히 달랐다. 여야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크거나 실망스럽다는 등의 민심을 발표했다. 공통된 부분도 없지 않았다.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경기침체에 대한 걱정이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전하는 설 민심 하나하나를 깊이 되새기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초심을 잊지 않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5년을 보낸다면 국민들의 민심은 하나가 될 것이다. 여야의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민심이 아닌 하나의 민심으로 말이다.

박근혜 정부는 구태의연한 정치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21세기 시대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수년만에 뜯어고치는 오류를 범하지 말고, 100년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 근간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연설 한 대목인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기억하기 바란다. 100년 이상 넘어 회자되는 이유를 말이다.

 

정 근 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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