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브랜드 가치에 관심을

싸이(Psy)처럼 유명인을 소개할 때는 이름만 이야기 해도 반응이 뜨겁다. 그렇지만 아직 유명세를 타지 못하고 있는 분을 소개할 때는 수식어를 많이 붙여도 반응이 별로인 경우가 많다.

일요일 낮에 KBS 1TV에서 방영되는 ‘전국노래자랑’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아마추어들의 노래자랑이 이어지는 가운데 초대가수의 노래를 중간중간에 들을 수 있다. 노련한 명MC가 송대관, 태진아와는 달리 방송에서 자주 만나기 어려운 가수를 소개할 때는 특징 등의 수식어와 함께 이름을 소개해도 뭔가 부족해 보이기도 하다. 최고의 가수는 이미 브랜드(brand)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고, 신인이나 인기가 좀 떨어지는 가수들은 브랜드가 좀 약해서 그런 것 같다.

가수와 마찬가지로 기업도 성공의 여부를 브랜드로 연결하여 설명할 수 있겠다. 이름을 대면 사람들이 아는지 또 좋아하는지 등을 보면 그 기업이 얼마나 성공적인지 알 수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영국의 브랜드컨설팅 회사인 인터브랜드(Interbrand)는 매년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가치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여 측정한 결과를 발표한다.

주목한 만한 사실은 2012년 세계 100개 기업 브랜드 순위에서, 처음으로 10위 안에 삼성전자가 진입했다. 그것도 일본의 도요타를 누르고 9위를 차지하였다. 100위 안에 든 우리나라 기업은 현대(53위)와 기아(87위)다. 삼성보다 앞선 기업은 코카콜라, 애플, IBM 등 모두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인터브랜드는 어떻게 브랜드가치를 측정해 내는 것일까? 약간 어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브랜드가 미래에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기대수익 혹은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평가’하여 브랜드가치를 계산해 낸다.

인터브랜드는 브랜드가치를 계산하기 위해서 브랜드수익, 브랜드강도를 측정하고 이 둘을 곱해서 ‘브랜드자산가치’를 산출한다. 브랜드수익과 브랜드강도를 높이면 브랜드자산가치는 높아지는 구조이다.

결국 기업이 가진 무형의 가치를 브랜드자산가치로 환산해 순위를 매기고 있어서, 브랜드자산가치가 높으면 앞으로 그 기업이 돈도 잘 벌고 사업도 잘될 것이라고 믿어도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삼성이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세계인들은 잘 알고 있을까? 그저 이 분야에 관심을 갖는 학자들이나 아는 것은 아닐까?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한류를 한층 확산시키며 대한민국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처럼, 삼성을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의 브랜드가 국가 브랜드를 더욱 높이는 역할을 더 많이 해 주길 기대한다.

김 연 성 인하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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