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부산지역 집값이 인천지역보다 비싸다는 기사가 나왔다. 뉴스 중에는 새로운 것과 신기한 것이 있는데, 이 뉴스는 신기한 것이라서 보도된 것 같다. 인천이 수도권이다보니 부동산 가치에서는 오래 전부터 부산보다 더 높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부산이 더 비싸다는 결과가 나왔으니 뉴스거리가 된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도시의 전체 가치를 말해 주는 거는 아니다. 그러나 도시의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 중의 하나는 될 수 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지만, 서울에서 전철로 멀어지는 거리에 따라 부동산값이 약한 시절도 있었다. 그만큼 서울과의 인접성 또는 수도권의 강점은 당연히 있는 것이다. 부동산만 볼 때 인천이 부산보다 꼭 비싸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인천이 타 시도보다 저평가될 이유 또한 없는 것이다.
어쨌든 어쩌다가 인천이 부산보다 밀리는 신세가 되었단 말인가? 부산은 일본 쓰시마를 당일에 다녀오는 관광 상품도 있을 정도라지만 부산의 무엇이 인천을 앞지른 것인가?
먼저 부산하면 떠오르는 것을 보자.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 동백섬, 영도다리, 해운대, 광안리, 자갈치시장 등등 많기도 하다.
또한 부산이 발전할 만한 이유를 생각해 보자. 샌텀시티 같은 앵커 시설, 항만 인프라, 일본 관광객, 일본인들의 부동산 매입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부산이 10가지 도시 브랜드를 키운다고 한다. 여기에는 영화의 전당, 부산타워, 광안대교, 사직야구장 응원, 등이 있다고 한다. 이런 것들에 대해 부산시는 도시브랜드로 집중 육성키로 하였다는 것이다. 즉 다양한 관광상품을 만들고 체험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런 반면 인천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짠물, 월미도, 사이다, 성냥공장, 세숫대야 냉면, 송도유원지, 인천상륙작전, 인천공항, 인천대교, 항구, 연안부두 횟집, 차이나타운 등이 있는 거 같다. 그러나 이런 것들 중 부산보다 강렬한 것이 없으니 이런 미지근한 이미지로 어떻게 부산을 넘을까? 인천이 무엇으로 국내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중국인에게 아파트를 팔아볼까?
그럼 인천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일까?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지속가능형 도시브랜드는 무엇일까? 갯벌, 인천공항, 인천대교, 송도를 비롯한 경제특구 및 국제도시, 항만과 물류, 경인 아라뱃길, 역사적 건물과 유적지, GCF와 환경도시 등이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그 어느 것도 딱히 매력적이지는 않다.
그렇다면 인천은 도시의 이미지, 색깔, 역동성 그리고 내외국인에게 통할 수 있는 인천만의 자랑을 만들어야 한다. 제주도는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러 갔던 신비한 도시 이미지와 카지노로 중국인을 끌어드린다고 한다. 서울사람들이 춘천의 닭갈비 한가지 먹으러 경춘선 전철을 탄다고 한다.
인천은 차이나타운이 처음 생긴 도시라는 것으로 중국인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100년전의 자장면 발상지라고 해서 수도권 사람들이 그 맛을 보기 위해 경인선을 탈까? 항구도시인데 유람선 하나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있다. 인천 앞바다에 155개의 섬이 있고, 옹진군만 해도 100개나 되는 것을 누가 아는가?
부산 사람들은 ‘부산이 어떤 도시인가’라는 설문에서 해양수산도시, 동북아국제물류중심도시, 동남권 중심도시 순으로 바다와 관련된 도시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한다. 그럼 인천은 어떤 도시인가? 우리 스스로 자문해 보자.
이제 인천의 부동산 가격을 부산보다 다시 높게 해보자는 것이 아니다. 북경보다 상하이가 가치 있듯이, 워싱턴보다 뉴욕이 비싸듯이, 지금부터라도 인천을 서울과 부산보다 더 가치 있는 도시로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 찬 기 인천대학교 도시건설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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