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명실상부, 존경받는 기업에 대한 기대

개강이 되고 학생들을 수업시간에 만나는 것만큼 교수에게 즐겁고 흥분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특히 신입생들에게 ‘경영이 무엇인가?’를 강의할 때는 정말 새봄이 이래서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의 순진한 눈망울을 보며, ‘돈’ 냄새 풍기는 현실 경영 이야기를 꺼내려 하면 왠지 어색함도 있다.

그래도 경영의 개념을 꼭 설명해야 하기에 대개 두 가지로 접근한다. 경영의 정의와 경영을 잘하는 기업의 특징이다.

초기 미국 여성 경영학자인 매리 파커 포렛(Mary Parker Follett)은 경영을 ‘다른 사람을 통해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해 가는 예술’이라고 정의하였다는 이야기를 꺼내면, 학생들은 경영의 본질이 목표를 잘 세우는 것과 이것을 다른 사람을 통해서 잘 수행되게 해야 한다는 점을 금방 이해한다. 일이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 경영의 근본이란 점이 포인트라고 하겠다.

어떻게 하면 좋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해 나갈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히 잘하는 경영의 특징을 살펴보는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게 된다. 세계적인 경제지 포춘(Fortune)에서는 이러한 기업을 ‘세계의 가장 존경받는 기업들(World‘s most admired companies)’이라고 규정하여 50위까지 순위를 새봄마다 발표한다.

2013년에는 애플, 구글, 아마존, 코카콜라, 스타벅스 등의 순으로 선정되었다. 50위 중에 미국 이외의 국가의 기업은 BMW, 도요타, 싱가포르항공사 등 8개였고 삼성전자는 35위였다.

그렇다면 무슨 기준으로 존경받는 기업을 선정할까? 혁신, 사회적 책임, 인재관리 등 9가지의 객관화한 기준을 적용하여 점수를 산정해 순위를 정하는데, 이를 크게 둘로 나눠 보면 하나는 ‘성과’를 내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성과는 실리이고, 사회적 책임은 명성이다.

아무리 이익을 잘 내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어렵다. 무려 6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애플과 작년 34위에서 한 계단 밀려 35위에 머물고 있는 삼성전자의 차이는 바로 이런 점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이런 점을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면서 ‘돈’ 냄새도 좋지만 ‘사람’ 향기나는 경영이 보다 고수라고 강조하곤 한다. 그야말로 명실상부해야 진정한 존경받는 기업이 된다.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더욱 분발하여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이 많이 등장하길 기대하며, 그렇게 될 때 신입생 경영학도들에게 보다 신명나는 강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김 연 성 인하대 경영대학 교수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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