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기흥 신축현장 곳곳 소나무 등 ‘싹둑’ 습지는 ‘속살’
비오면 흙탕물 양수기 동원 기흥저수지로 ‘콸~콸~’
지역환경단체 “아무리 적법한 공사라지만 이건 좀…”
대한항공이 용인 기흥저수지 일원에 연수원을 신축하면서 주변 습지와 나무 등 자연경관을 훼손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15일 용인시와 H건설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기존 연수원이 30년 이상 경과되면서 건물 관리상 안전문제를 보완하고 수질관련 법령에 맞는 오수처리시설을 갖추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기흥구 하갈동 71의 4 일원 1만980㎡ 부지에 신갈연수원 신축공사를 벌이고 있다.
시공을 맡고 있는 H건설은 이곳에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의 숙소와 연수시설을 갖춘 건물 2개동과 주차장 등을 건립할 계획으로, 현재 기초 토목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부지 내 연수원의 위치가 저수지 연안에 가까이 배치되면서 수변구역에 자갈 등으로 구성된 습지에 콘크리트옹벽 설치가 불가피해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장 주변에는 소나무 등 나무들이 잘린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으며 습지가 있던 곳에는 연수원 기초공사를 위한 절·성토로 인해 뻘건 흙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우천시 공사장 내에서 발생하는 흙탕물은 침사지(토사의 유실을 막기 위해 급히 흐르는 물을 가둬 흙, 모래 따위를 가라앉도록 만든 못)를 거쳐 외부로 유출해야 하지만, 양수기를 이용해 흙탕물을 저수지에 그대로 흘려보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상훈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수십년간 민간 차원의 기흥저수지 수변구역에 대한 정화노력이 무색하게 됐다. 대기업 연수시설을 위해 수변 자연습지가 파괴되고 나무가 잘리는 등 환경이 훼손되고 있다”며 “적법한 허가절차를 거쳤다고 해도 이건 양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저수지와 자전거도로 경계에는 옹벽 뿐 아니라 석축 등이 조경에 함께 계획돼 있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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