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편의 실종… 화장실 찾아 삼만리

안산제일CC, 벚꽃철 골프장 개방 오히려 원성

안산제일컨트리클럽이 벚꽃이 만개한 시기를 맞아 골프장 개방행사를 하고 있지만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는 물론 방문객을 위한 이동식 화장실 등이 턱없이 부족해 행사장을 찾은 유치원생 어린이 및 인솔자들이 큰 불편을 겪는 등 시민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22일 제일CC와 시 등에 따르면 제일CC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 동안 시민들에게 골프장을 개방하는 ‘제일CC 벚꽃축제’ 행사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을 찾은 주민 A씨(49)는 노모(82)와 함께 벚꽃축제를 보기 위해 골프장을 찾았지만 행사장 내부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골프장 측에서 골프클럽 현관 출입을 통제해 행사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급경사 도로를 이용해야 하지만 다리가 불편한 노모와 함께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몸이 불편해 외부 출입이 어렵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 어머니를 모시고 나왔는데 정작 행사장 내부에는 들어가 볼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 유치원 관계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행사장으로 들어가려다,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았으면 진입이 불가하다’는 행사 관계자 측의 설명을 듣고 행사장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

또한, 제일CC 측은 클럽하우스에 대한 출입을 통제한 채 행사장 내부에 이동식 화장실 2개동을 설치 수백에서 수천여명에 이르는 유치원생들이 화장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등 이동식 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해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특히, 이동식 남자 화장실에 설치된 소변기의 경우 어린 아이들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높았고, 카트 차량이 아이들을 위한 행사가 진행되는 중앙을 무심코 지나가는 등 어린이 안전사고에 대한 안전불감증을 드러냈다.

행사장을 찾은 한 주민은 “시민을 위한 행사라며 주말이 아닌 평일에 행사를 열어 직장인, 학생 등은 참가하기 어려워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며 “시에서 추진한 문화행사도 마련되지 않는 등 볼거리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일CC 관계자는 “유치원 방문에 통제를 지시한 적은 없으며 문화행사에 대해서는 사전에 시와 협의한 적이 없다”면서 “평일 행사는 사전에 내부에서 결정한 것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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