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식 로봇을 만드는 친구들 대표 "20년후 로봇시대 준비하는게 소명이죠"

블록버스터 SF영화 ‘리얼스틸’은 지난 2011년 개봉 당시 사실감 넘치는 로봇 격투씬으로 화제를 몰았다.

바로 그 영화 속 주인공인 로봇을 현실에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가가 있어 화제다. 바로 이관식(51) ‘로봇을만드는친구들’대표다.

이 대표는 최근 용인시 양지면 작업장에서 로봇 제작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음달 아산에서 열리는 전국 로봇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로봇을만드는친구들’은 해마다 수원과 용인, 대전 등지에서 치러지는 4~5개의 전국 배틀로봇 대회 대행업과 로봇 기술 개발 및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로봇교육 등을 진행하는 벤처기업이다. 직원수는 3명이지만, 전문 프리랜서 5명이 비상주하면서 프로젝트하다 상당한 기술적 성과를 쏟아내고 있는 연 매출 2억의 당당한 중소기업이다.

이 대표의 로봇에 대한 관심은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70년 초등학생 시절 이 대표에게 청계천은 그야말로 보물상자였다. ‘새로나’표 라디오·무전기 세트는 그의 장난감이었다. 때로는 텔레비전의 뒤뚜껑을 뜯으며 전자부품의 연계성에 대해 고민할 때도 있었다.

‘리틀 데카르트’ 이 대표는 서울 강남 양정중학교와 영동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철학에 심취했다. 노자의 도덕경에서부터 순수이성비판에 이르기까지 철학 서적은 그의 읽을거리였다. 첫째 누나의 영향으로 기독교에 심취하면서 한때 신학도의 꿈을 꾸기도 했지만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건국대 독어독문과에 진학했다.

그리고 1990년대 컴퓨터 업계에 진출한 이 대표는 용산 전자상가에서 오토테크라는 컴퓨터 조립업체를 개설, CEO 연습에 돌입했다. 한때 남부럽지 않은 매출고를 기록했던 때도 있었지만 1997년 IMF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로봇전공 교수의 조언대로 로봇산업에 입문,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 이 대표는 또다른 꿈을 꾸고 있다.

“집안에 컴퓨터가 4대 있는 게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됐어요. 하지만 20년 후에는 로봇이 세대별 4대 이상 있는 시대가 올 겁니다. 그 시대를 준비하는 게 제 소명이죠” 그의 배틀로봇에 대한 열정은 끝이없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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