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큰 아이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나는 “무슨 책이니”하고 물었다. 책 제목을 보니 ‘세계 여행을 하며 배운 경제학’이란 책이었다.
“재미있니”하고 물으니 아들은 학교에서 토론한다고 읽어 오라고 했다고 한다. “다 읽었니” 하고 묻자 “표시한데까지만 읽으라고 했는데 한번 끝까지 읽어보려고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책을 보니 표시한 부분을 이미 한참 지나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 열심히 해”라고 격려해 주고 큰 아이방을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아직도 그 책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 나는 혹시나 해서 “아직 다 읽지 못했니”하고 묻자. 아들이 “다시 읽는 거예요” “몇 번”, “세 번이요” “그래 세 번 읽으니 내용이 어떠냐”라고 묻자 “읽을 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재미있어요”.
“재미있다”. 나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재미’보다는 힘들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내가 가장 부러운 것은 큰아이의 책 읽는 능력이다. 일전에 군포시장이 주신 ‘가시고백’이라는 책을 읽었다. 나는 2주에 걸쳐 읽었지만 큰아이는 단 하루만에 그것을 읽어버렸다. 큰 애는 평소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학원을 보내지 않아도 학교 성적 또한 매우 우수한 편이다.
나는 요즘 디스렉시아(난독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경기도의회 차원에서 지원조례를 제정하려고 하고 있다.
디스렉시아(난독증)란 지능, 청력, 시력 등이 모두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언어와 관계되는 신경학적 정보처리 문제로 인해 글을 원활하게 읽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으로서 학생 중에는 IQ가 정상 범위이고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성적이 노력한 만큼 나오지 않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아이들이 바로 디스렉시아(난독증)를 겪고 있는 아이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디스렉시아(난독증)는 질병이나 장애가 아니고 두뇌의 불균형으로 인해 언어적인 기능이 부족한 것을 말한다. 디스렉시아를 가진 사람 중에는 좌뇌보다 우뇌가 더욱 발달돼 직관적, 정서적, 공간적 기능이 뛰어난 사람이 많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은 좌뇌 편향적인 유형의(암기형식) 교육으로 인해 디스렉시아 학생들은 학습부진 현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학업을 포기하는 상황이 이루어지고 결국 반항, 폭력, 행동장애 등 2차적인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디스렉시아(난독증) 관련 증세를 보이는 학생에 대한 전문적인 실태 조사나 연구가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에서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는 학습부진문제 관련해 학생들의 신경, 생리학적인 접근이 아닌 잘 가르치고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면 학습부진 문제를 해결 할수 있다는 교육적인 문제로만 접근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학습부진 문제 관련하여 다각도로 연구하고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데 ADHD, 디스렉시아(난독증)이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은 디스렉시아(난독증)관련 학생들의 실태조사와 연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해 학습부진학생들에 대한 부모, 교사, 사회의 편견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주고 학생들의 미래 창조적인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디스렉시아(난독증) 관련 지원 조례를 제정하려는 이유는 충분히 공부를 잘하고 사회의 큰 인재가 될 수 있는 아이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신경, 생리학적 원인으로 인해 학습부진요인이 발생하고 결국 학업을 포기하여 사회의 필요한 인재가 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개인과 사회 모두가 피해자다.
조례를 제정하여 수많은 아이들이 디스렉시아(난독증)로 인해 학습과 교육의 기회를 잃지 않게 하고 또한 학습부진원인에 대해 부모 , 교사, 사회가 다각도로 인지하는 계기가 되어 디스렉시아(난독증)를 겪는 학생들이에게 나도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새로운 기회와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정 기 열 경 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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