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고구마꽃

여린 너의 입술에 앉고 싶다

고향집 마루에서 그랬던 것처럼

노을이 길게 그림자 드리우듯

내게 남은 것 다 끌어내어

자줏빛 사랑 전하고 싶다

거미줄처럼 토해 내고

아침 이슬에 몸 부리듯

환하고 투명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그렇게 무덥던 날

몸부림을 알지 못했던 순수를 용서받고 싶다

고구마꽃 여린 입술에

마지막 소망을 얹는다.

 

조미애

전북 진도 출생

전북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풀대님으로 오신 당신> <흔들리는 침묵> <풍경> <바람 불어 좋은 날>

전북문학상새천년한국문인상전북여류문학상전북예술상 수상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